“송혜교 같은 한류스타들의 자연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링이 마음에 듭니다.”(와멍슈에·29·여)
지난 20∼21일 ‘2016 충칭한류상품박람회’가 열린 중국 충칭국제컨벤션센터 안쪽에 자리 잡은 뷰티숍 ‘제니하우스’와 ‘순수’ 부스는 메이크업 체험행사에 참여하려는 여성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람객들은 부스 벽면에 걸린 박신혜와 송지효의 사진을 바라보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판권 구매를 문의하는 중국 바이어, ‘K뷰티’ 강연을 요청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두 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한류를 등에 업은 한국 업체들이 중국 내륙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질 좋은 중소기업 제품 찾는다=코트라는 올해로 7번째를 맞는 한류상품박람회를 중국 2·3선 도시를 공략하기 위해 선양·시안·충칭에서 개최했다. 충칭 인구만 3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중국 서부내륙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지만 동부 시장에 밀려 한국 업체들의 진출이 더뎠다.
충칭박람회에는 130개 한국 업체와 400여개 중국 바이어가 참여했다. 20∼21일 1만5000여명의 일반 관람객이 박람회를 찾았다. 1일 방문객 수만 1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3위 온라인 유통업체 ‘VIP.com’ 부스는 단연 업체의 눈길을 끌었다. VIP.com은 품질이 담보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골라내 중국 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경기도 김포에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VIP.com이 유통과 마케팅을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은 부담을 덜 수 있다.
신용산 VIP.com 한국대표는 21일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은 짝퉁이 없다는 인식이 강해 식품·화장품·생활용품 등 품질 좋은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적극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칭 샤핑바 지하철역에 실제 한국 제품들을 전시하고, 게시된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결제창으로 연결해 ‘역직구’를 할 수 있는 체험형O2O(Offline to Online)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패션 상품 전자상거래 업체인 잘로라(Zalora) 그룹 관계자들은 한류 열풍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홍콩에서 날아오기도 했다. 지오반니 무실로 잘로라 구매본부장은 “아직 주류는 아니지만 유럽 중심의 패션시장에서 K패션의 잠재력은 높다”고 말했다.
◇‘한류’ 마케팅 패러다임도 변해야=기존의 한류 마케팅 방식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구 공장에서 패션양말 등을 생산하는 JDK인터내셔널 손경수 대표는 “무턱대고 중국시장에 진출하면 금방 중국산 짝퉁 제품이 나와 한국 기업들이 밀려나기 일쑤”라며 “결국 어떤 수요층에 어떤 제품을 장기적으로 팔수 있을지 신중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한류상품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추자현씨는 “한국 기업들이 굉장히 다른 문화와 정서를 가진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대적으로 비싸진 한국 식품이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항저우에서 한국 화장품을 수입·판매하는 허슈윈 대표는 “한류 연예인 중심의 홍보방식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결국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현재 인식을 유지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광영 코트라 중국본부장은 “합리적 소비성향을 지닌 중국의 중산층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그들에게 필요한 기술과 상품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칭=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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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처럼…” 인산인해… 中내륙까지 번진 ‘中企 한류’
입력 2016-05-2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