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서 팔·다리 다쳤다면 ‘골절’ 의심하고 응급처치

입력 2016-05-23 20:15

미세먼지 위협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 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따뜻한 햇살에 절로 엉덩이가 들썩여진다. 기상청에서 미세먼지가 없고 때 이른 더위도 없다고 예보하는 날에는 김밥과 샌드위치, 도시락을 싸들고 공원이나 강변, 계곡으로 가족소풍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렇게 들뜨고 행복한 마음만으로 무작정 야외활동에 나섰다가 자칫 건강을 상하기 쉽다. 풀숲이나 물가에 장시간 머물게 되면 생각보다 감수해야 할 위험이 많다.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거나 뜻밖의 상처, 골절부상을 입어 응급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야외에서 뛰어다니다가 넘어져 팔, 다리가 부러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자주 생긴다. 하지만 의료시설이 없는 곳에서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눈으로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뼈나 관절 부위를 심하게 다쳐서 골절부상을 입은 것이 아닌지 의심될 때는 일단 골절로 생각하고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선 손상 부위를 가능한 한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원상태로 돌려놓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시도가 뼈 주위의 근육이나 혈관을 더욱 손상시킬 수도 있다.

손상 부위는 고정시켜야 한다. 부목을 사용해 묶어주면 된다. 부목은 나무가 아니라도 고정할 수 있는 물건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예컨대 팔을 다친 경우라면 신문지를 여러 겹 말아서 부목처럼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발목 등의 관절을 삔 경우엔 무리해서 계속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야외활동을 하다보면 머리가 아프고 토할 것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탈이 나거나 잘 맞지 않는 음식을 먹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지만, 덥다고 물을 많이 먹은 경우에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덥다고 갑자기 단시간에 물을 많이 먹으면 되레 문제가 생기기 쉽다.

가장 중요한 것은 덥다고 갑자기 많은 물을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신 이온음료 같이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적정량 섭취하는 게 좋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정성필 교수는 23일 “노약자들의 경우 봄 햇살이라고 해도 오래 쬘 경우 일사병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때도 그냥 물이 아닌 소금물을 먹여 체내 염분을 보충시켜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