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의 기회를 잡았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9위)은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 최종전에서 도미니카(7위)에게 2진을 내보내 세트스코어 0대 3으로 패했지만 이미 전날 올림픽 티켓을 확보한 뒤였다. 한국은 전날 태국전에서 먼저 2세트를 따내 승점 1을 확보, 올림픽 티켓을 확정지었다. 비록 남은 3개 세트를 내줘 태국에게 패했지만 8개국 풀리그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4승3패를 기록, 통산 11번째이자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이번 세계예선전에서 1차전을 강호 이탈리아에게 내줬지만 이후 난적 네덜란드(14위)와 홈 텃새가 심한 일본(5위)을 연파한 데 이어 카자흐스탄(26위), 페루(21위)를 꺾고 4연승, 사실상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한국의 전력은 역대 최강으로,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리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4년전 런던올림픽 멤버들이 건재한 데다 이들이 한층 노련미를 더했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3, 4위전에서 일본에 패해 아깝게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주포 김연경 외에 박정아라는 레프트 보조 공격수의 성장을 확인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라이트의 김희진은 매 게임 강력한 서브로 상대 진영을 허물었다. 런던올림픽에서 김연경에게만 의존했던 한국이 이처럼 공격 루트의 다변화를 이룸으로써 네덜란드와 일본을 쉽게 격파할 수 있었다. 양효진 김수지가 버틴 센터진도 블로킹과 속공에서, 노장 세터 이효희는 호흡을 잘 맞췄다. 이들 외에 이재영 이소영 강소휘 등 2진급 공격수들의 급성장도 고무적이다.
여자배구의 메달 가능성이 높은 또 하나의 이유는 장신화이다. 한국의 주전 6명(리베로 제외)의 평균 신장은 185.5㎝로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엇비슷하고 일본보다 5㎝ 이상 크다. 장신화가 이뤄진 한국은 상대 공격을 유효 블로킹으로 1차 차단한 뒤 반격을 통해 쉽게 득점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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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서 40년 만에 메달 노린다… 여자배구 2회 연속 올림픽 티켓 획득
입력 2016-05-22 19:05 수정 2016-05-22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