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차르트’는 국내에 오스트리아 빈 뮤지컬 붐을 일으킨 작품이다. 2010년 국내 초연 당시 김준수의 출연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뒤 ‘엘리자벳’ ‘레베카’로 이어졌다.
‘모차르트’는 김준수 외에도 이후 박효신, 임태경, 박은태 등 스타들의 출연으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6월 10일∼8월 7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올해 공연은 성매매 전력 때문에 논란이 일었던 가수 이수가 하차하고, 이지훈 전동석 규현이 출연한다.
올해는 일본에서 빈 뮤지컬 붐을 일으킨 고이케 슈이치로(61)가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여성들로만 구성된 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 연출부 소속인 그는 1992년 우연히 ‘엘리자벳’의 음반을 듣고 공연을 추진, 96년 직접 각색과 연출을 맡아 일본에 처음 선보였다. ‘엘리자벳’의 첫 해외 공연이었다. 반응이 좋아 5년 뒤 2001년 일본 대형 뮤지컬 제작사인 도호에서도 그의 연출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도호는 이듬해 그가 연출한 ‘모차르트’도 무대에 올려 ‘엘리자벳’ 못지않은 성공을 거뒀다.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이케는 “원작가인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처음에는 라이선스 계약을 망설였다. 극중 토드(죽음)의 비중을 키우고 엘리자벳과의 사랑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각색해야 했는데, 원작자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의 끈질긴 설득에 마음을 바꾼 원작자들은 각색을 허락했고 새로운 노래 ‘사랑과 죽음의 윤무’를 만들었다. 결과는 대 성공. 그의 각색이 맘에 든 원작자들은 이후 헝가리, 한국, 오스트리아 등에서 공연할 때 일본 버전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 무대에 오르는 ‘모차르트’도 고이케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상징하는 어린아이 ‘아마데’ 캐릭터를 두드러지게 강조했다. 국내에 빈 뮤지컬을 소개해온 EMK뮤지컬컴퍼니가 그를 초청한 이유다.
일본에서 해외 뮤지컬계의 조류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한국 뮤지컬의 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배용준이 출연했던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뮤지컬로 제작하기도 한 그는 “한국 뮤지컬계에서는 무엇보다 배우들의 압도적인 가창력이 가장 인상적이다. 언어문제만 해결된다면 한국배우들은 일본에서 얼마든지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일본과 달리 창작뮤지컬이 활발하게 제작되는 환경이 너무 부럽다. 한국다운 급성장이라 단점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부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고이케 슈이치로 “한국 뮤지컬 성장 놀라워… 배우들 가창력은 압도적”
입력 2016-05-22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