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내분으로 촉발된 정계개편론에 대해 두 야당이 상반된 표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정계개편론 불을 끄기 바쁜데, 국민의당은 불을 붙이느라 여념이 없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0일 비대위회의에서 정계개편론에 대해 “민생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얘기도 없이 정권, 권력 쟁취를 위해 투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최근 우리 정치권의 상황이 매우 혼란스러운 것 같다”며 “벌써 정계개편 혹은 내년 대선에 대해 우왕좌왕하고, 얘기들이 많다”고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MBC라디오에 나와 “원 구성도 하기 전에 특정 당이 내분을 두고 희희낙락하며 ‘우리 당으로 오시오’ 이렇게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너무 정략적으로 보인다. 남의 불행을 즐길 처지는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20대 국회의 제1당인 만큼 섣불리 움직였다가 역풍이 불 수도 있는 데다 유력 대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조기에 ‘판’이 흔들리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 관계자는 “정계개편론으로 다른 대선 주자들이 움직일 텐데 문재인 전 대표까지 덩달아 나서면 조기 대선 경쟁이 벌어져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새 판 짜기’에 적극적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더민주는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로 (대권주자가) 확정된 상태로 봐야 한다”며 “그렇다면 손학규 전 고문도 이쪽으로 와야 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그쪽(새누리당)으로 가면 경선에서도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안철수 공동상임대표도 지난 18일 새누리당과의 연정은 없다고 못을 박으면서도 “새누리당에서 합리적 보수 인사들이 쪼개져 나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호남 개혁 세력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대를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 등 중도·개혁 성향의 새누리당 비박계 인사들이 탈당해 국민의당과 합류하는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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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흔들릴라… 더민주, 정계개편론 선 긋기
입력 2016-05-20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