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재건축 앞둔 한은 현금 수兆 수송 고심

입력 2016-05-20 18:02 수정 2016-05-20 18:17

한국은행이 재건축을 앞두고 내년 6월 서울 중구 남대문로를 떠나 인근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 본관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본관과 별관 공사가 진행되는 3년간이지만 한은이 다른 건물로 자리를 옮기면서 지하 금고에 있는 막대한 규모의 현금도 서울 강남본부 등으로 같이 옮겨야 한다. 특수차량과 대규모 경비인력을 동원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은밀하고 안전한 이송 대책이 시행될 예정이다. 한은은 지난해 별관 재건축과 본관 리모델링을 결정하고 이전 작업을 준비해 왔다. 당초 을지로에 있는 삼성화재 건물 등도 물망에 올랐지만 보안시설 및 근무 여건 등을 고려해 삼성 본관이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현재 삼성 측과 임대 규모, 임대료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한은 이전 계획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이주열 한은 총재를 비롯해 금융통화위원 등 본관에 근무하는 인력과 제1·2별관에 입주한 직원 약 1100명도 삼성 본관으로 이동한다. 다만 소공로 별관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그대로 남고, 2020년 재건축되는 별관에 합류하게 된다. 이후 소공로 별관은 매각될 예정이다.

한은은 개보수 공사에 앞서 지하금고에 있는 현금을 옮겨야 한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20일 “지하금고 현금은 조폐공사가 찍어낸 후 한은이 시중에 방출하지 않은 돈을 의미하는 미발행 화폐”라며 “한은이 내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금고에 보관돼 있다. 현재 한은 본관에서 삼성 본관까지 거리는 약 1㎞로 차로 이동하면 5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현금을 서울 강남본부로 옮기려면 차량으로 이동해도 약 30분이 걸릴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한은도 최대한 은밀하고 안전하게 현금을 옮길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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