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채 지중해 상공에서 사라진 이집트항공 소속 MS804편은 테러를 당해 실종됐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11시9분 프랑스 파리에서 이륙해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다 이집트 영공에 진입한 오전 2시45분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집트 군 대변인은 이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로부터 북쪽으로 290㎞ 떨어진 지중해 해역에서 승객들의 개인 물품과 동체 파편 일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매콜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19일 의회전문지 더힐(The Hill)과 인터뷰를 갖고 “초기 단서들이 테러 공격에 의한 추락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 테러일 수 있다는 명백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당국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는데 아직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다”면서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하기 전까지는 추락 원인과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셰리프 파티 이집트 항공장관도 “기술적 결함보다 테러리스트 공격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도 사고 원인을 테러로 지목했다. 세계적인 테러 전문가들이 모두 테러를 지목하면서 추락한 여객기에 폭탄이 실려 있었거나 테러리스트가 탑승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추락 전 에리트레아 수도 아스마라,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 들렀다가 파리에서 카이로로 향했다. 매콜 위원장은 “폭탄이 파리 드골공항에서 설치됐거나 그 전 기착지에서 설치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드골공항은 지난해 11월 파리테러, 지난 3월 벨기에 테러 후 경계가 강화된 곳이다. 만약 이곳에서 폭탄이 실려 비행기 테러가 발생했다면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던 보안이 뚫렸다는 얘기다. 또 사라진 항공기에는 보안요원 3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들이 규정대로 일했다면 출발 24시간 전 기내 곳곳을 샅샅이 살폈을 것이기에 내부 공모자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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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항공 추락 사고, 기내폭탄 가능성
입력 2016-05-20 18:07 수정 2016-05-20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