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밤 밝힐 ‘올빼미 면세점’… 핑크빛 젊은 감성 전면에

입력 2016-05-20 18:05 수정 2016-05-20 21:22
두산그룹의 두타면세점이 공식 개장했다. 박서원 두산 유통전략담당 전무(왼쪽 다섯 번째) 등 임직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서 열린 개장 행사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두산그룹이 서울 동대문에 ‘두타면세점’을 열었다. 오너 4세인 30대 두산그룹 박서원 전무가 진두지휘하는 만큼 ‘젊은 감각’을 내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두산그룹은 서울 중구 장충단로 두산타워에 두타면세점을 공식 개장했다고 20일 밝혔다. 동대문 지역에는 처음 들어서는 면세점이다. 두산타워 9개층을 사용하는 두타면세점은 총 면적 1만6825㎡ 규모이며 이날 7개층 500여개 브랜드가 문을 열었다.

각 층은 두산의 ‘D’ 이니셜을 활용해 D1∼D9로 구성됐다. D1층은 화장품, 향수 브랜드들이 입점했고 D2층은 명품 시계와 주얼리 매장으로 꾸며진다(7월 예정). D6층에서는 선글라스와 주얼리 등 액세서리를, D7∼D9층은 패션과 뷰티, 마트를 콘셉트로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D3층에는 ‘태양의 후예관’을 마련해 드라마 속 세트장을 그대로 구현했다. 고객이 직접 드라마 주인공처럼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테마 포토존을 운영한다. 이밖에도 고객들이 한국문화관 등을 통해 한복과 전통 공예품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두타면세점은 남은 매장을 차례로 개장해 하반기에는 그랜드 오픈을 할 예정이다.

두타면세점은 두산그룹이 여는 첫 번째 면세점이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장남인 박서원 유통전략담당 전무(CSO)가 진두지휘했다. 박 전무는 광고회사 오리콤의 부사장이기도 하다. 두타면세점은 광고인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30대 임원으로서의 젊은 감각을 내세웠다. ‘핑크색’을 전면에 내세웠고 올빼미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 최초로 일부 매장이 오전 2시까지 영업하는 등 심야 면세점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송중기를 광고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두산그룹은 동대문 패션타워인 ‘두타’ 외에는 유통 경험이 없기 때문에 여타 시내면세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면세점은 매출의 70%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들로부터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중국 현지 여행사와의 네트워크가 사업 성공에 중요한 열쇠로 꼽힌다. 수십년간 백화점이나 호텔을 운영하며 중국 관광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다른 시내면세점 사업자보다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품 빅3’(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 유치 실패도 두타면세점 연착륙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두산매거진은 보그, 지큐 등 패션잡지를 발행하는 컨데나스트인터내셔널 한국 판권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지난달 방한했을 당시 박 전무는 빅3 유치를 위해 전야제와 콘퍼런스 등 현장을 적극적으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규 시내면세점 중 빅3 브랜드를 유치한 곳은 신라아이파크면세점뿐이었다. 두타면세점 측은 “지속적인 브랜드 유치 노력을 통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랜드 오픈하는 하반기에는 최고의 면세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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