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 밀랜드라는 미국인 선교사가 브라질 홀리오 인디언 지역에 파송되어 갔을 때 처음 원주민들은 그를 ‘백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열심히 섬기며 선교하니 ‘선한 백인’으로, 그 다음엔 ‘백인 인디언’, 그리고 나중엔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낸 사람’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불리는가에 따라 역할과 평가가 다르기 때문에 호칭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 여름 시즌을 맞으며 각종 행사들을 준비하게 됩니다. 따라서 교회학교 교사 호칭을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선교 초기에는 ‘반사 선생님’이라고 하다가 ‘교사 선생님’, 지금은 일반적으로 ‘선생님’ ‘교사’라고 하는데 본문에선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비는 많지 아니하니’(15절)라고 하여 스승으로서 ‘아비처럼 돌볼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여름 행사들을 진행하면서 단순한 반사, 교사 수준이 아니라 유모, 아비의 자세로 가르치고 인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몇 년 전에 특별한 목회자들에게 닉네임처럼 따라 다니는 호칭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명성교회 원로 김삼환 목사님께는 ‘머슴목회’, 한신교회를 담임했던 고(故) 이중표 목사님께는 ‘별세목회’, 그리고 포항중앙교회 원로 서임중 목사님께는 ‘때밀이 목회’라고 하였습니다.
현대는 ‘아비 목회’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아가 아비 같은 교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오늘의 목회자와 교사들이 역시 성경의 초심으로 돌아가 아비의 심정으로 목회한다면 분명히 다를 것입니다.
그럼 아비 같은 교사, 목회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첫째, 유모처럼 아이들의 필요에 민감한 자입니다. 유모는 양식을 뜻하는 ‘트로페’에서 나온 말입니다. 유모는 필요를 채워주고 놀아주며 가르치는 일을 주로 합니다. 교사도 이런 역할이 필요합니다. 본문의 바울 일행도 초신자들을 유모처럼 돌보았습니다.
둘째,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입니다. 지도자의 3대 요소는 비전과 친화력, 그리고 인품입니다. 특히 친화력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생깁니다. 바울이 목회하며 고생을 많이 했지만 넉넉히 잘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님과 성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부모도 자녀들을 양육하는데 힘이 많이 들지만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기에 감당하는 것입니다. 교사들 역시 어렵지만 주님을 사랑하고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잘 감당해야 합니다.
셋째, 모범적이고 투명한 삶을 사는 자입니다. 디모데후서 2장 20절을 보면 바울이 존경 받는 이유가 바로 사역의 투명성(근검 절약 절제함)과 성별된 삶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 5장 14∼16절에 ‘등불을 켜서 등경 위에 두어 드러나게 하나니…’라고 했습니다. 사역자의 삶이 세상에 드러나서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존경 받는 지도자들을 보면 투명성을 갖추고 삶으로 모범을 보이시는 분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교사, 선생의 시대가 아니라 아비의 시대임을 기억하셔서 여름 시즌 사역을 잘 감당하여 어느 해보다 더 많은 열매를 맺으시길 바랍니다.
안병창 목사 (기독교한국침례회 교회진흥원 원장)
◇약력=△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졸업(교육학 박사) △현 ㈔한국기독교출판협회 부회장, 한국복음주의기독교교육학회 부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감사
[오늘의 설교] 반사, 교사, 그리고 아비
입력 2016-05-20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