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가르침을 담은 논어 선진편은 제자들이 현명한지 아닌지를 주제로 문답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언어력이 훌륭한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외향적이고 출세 지향적인 자장과 문학이 출중하나 소극적인 자하 중 누가 더 현명하냐”고 묻자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공자가 답했다. 자공이 “그럼 자장이 낫느냐”고 재차 묻자 공자는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답한다.
오늘날 사회적 문제로 등장한 과체중이나 비만은 바로 이 가르침과 직결되는 사항이다. 삼시세끼를 해결한 지 100년도 안 된 인류가 원치 않는 살과의 전쟁을 벌이는 것은 지나친 영양분 공급에 그 원인이 있다. 살기 위해 먹지만 지나친 에너지가 모자람만 못한 상황을 만든 것이다.
성인은 하루에 보통 2500㎉ 정도의 에너지(열량)를 필요로 하는데 이 열량은 탄수화물, 단백질 및 지방의 섭취로 확보된다. 에너지가 적정량 공급됐으나 적은 활동량으로 모두 소비되지 않거나 과도하게 공급되면 몸무게는 늘어난다. 섭취된 음식의 열량은 탄수화물 및 단백질의 경우 g당 4㎉, 지방은 9㎉를 발생시키므로 비만의 주된 원인은 바로 지방이다.
섭취된 지방은 십이지장에서 쓸개즙, 이자액과 반응하면서 소화효소에 의해 1개의 글리세롤과 3개의 지방산으로 분해된 후 소장에서 흡수된다. 흡수된 글리세롤과 지방산은 심장으로 이동한 뒤 온몸으로 퍼져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남는 양은 간이나 결합조직인 지방조직, 근육 사이 등에 축적되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살이 찌고 지나치면 비만에 이른다.
비만을 치료하는 데는 행동요법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이는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이지만 지나친 영양분 공급을 조절하는데 치료의 중심이 있다. 지나친 영양분 섭취로 불어나는 내 몸도 문제지만 과도한 영양염류의 공급과 수온 상승으로 나타날 녹조현상 등 하천의 부영양화도 문제인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강도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인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이 점에서 하천과 강도 또 다른 생명체인 것이다. 4대강 사업 이후 악화된 이들의 건강성을 치료할 행동요법이 필요한 때이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사이언스 토크] 지나침과 비만
입력 2016-05-20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