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부지, 녹지·시민 휴식공간으로 변신… 서울 ‘경의선숲길 공원’ 전 구간 5년 만에 완공

입력 2016-05-19 21:37

경의선 열차가 다니던 철도부지를 녹색의 선형 공원으로 조성하는 ‘경의선숲길’ 공사가 5년 만에 완료돼 6.3㎞ 전 구간이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특히 경의선숲길은 서울시 공원으로는 최초로 지역협의체가 구성돼 시민이 주도적으로 운영한다.

서울시는 경의선숲길 전 구간 개통을 기념해 21일 새창고개, 와우교, 연남동 등 3개 구간에서 ‘경의선숲길로 소풍가는 날’이라는 주제로 개원행사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경의선숲길 프로젝트는 2005년 지하화를 시작한 경의선 상부 유휴부지를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무상 제공하고 시가 공사비 총 457억원을 투입, 총 면적 10만2008㎡을 대규모 녹지이자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홍대·연남동 번화가부터 조선시대의 새로운 창고인 만리창 등 역사의 현장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연남동 구간은 ‘연트럴파크’로 불리며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 추가 개방되는 경의선숲길 3단계 구간은 와우교 구간(366m), 신수동 구간(390m), 원효로 구간(690m)이다.

와우교 구간은 신촌과 홍대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옛 철길을 따라 기차가 지나갈 때면 건널목에 차단기가 생기고 ‘땡땡’ 소리가 울린다고 해서 ‘땡땡거리’로 불린다. 음악·미술로 대표되는 홍대문화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는 땡땡거리에는 국내 인디밴드 1세대들이 연습하던 허름한 창고들과 배고픈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 구간에는 홍대지역의 예술·공연 문화와의 연계를 위해 공연마당과 다목적 소광장이 별도로 조성되고 창전동 지역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찻길과 역무원, 아기를 업은 엄마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된다.

신수동 구간에는 아현동과 공덕동을 지나 마포를 통해 한강으로 합류했던 일제강점기 인공하천인 ‘선통물천’(93년 지하화)의 옛 기억을 재현하기 위해 하수도로 버려지던 공항철도 서강역사 지하수를 활용해 실개천으로 만들어 놓았다. 넓은 잔디마당, 대흥동 구간과 연계된 레일가든, 소광장, 다목적 광장이 들어서 있다. 경의·중앙선 1번 출구와 연결돼 접근도 편리하다.

옛 용산구청 사거리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원효로 구간은 경의선 철도 지하화가 시작된 곳이라는 상징성을 살려 옛 화차와 1906년 개통된 옛 경의선에 대한 설명을 담은 히스토리월(History Wall) 등이 설치됐다.

시는 공원 운영의 패러다임을 관 주도에서 시민 중심으로 전환해 경의선숲길을 시민 주도로 운영되는 공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경의선숲길 운영을 담당할 ‘경의선숲길 지역 협의체’가 21일 발족한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