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백인… 트럼프, 연방대법관 후보 11명 발표

입력 2016-05-19 19:14 수정 2016-05-19 21:19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18일(현지시간) 뉴욕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자택을 방문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는 키신저와 1시간가량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비현실적이고 적대적인 외교 공약으로 비난받아 온 트럼프가 보다 정제된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련한 외교관 출신인 키신저로부터 ‘외교 과외’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사실상 굳힌 도널드 트럼프가 18일(현지시간) 연방대법관 후보 11명을 발표했다. 모두 백인이며 공화당이 선호하는 보수성향 인물이다. 주 지지층인 백인과 공화당원의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인선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다이앤 사이크스 제7순회항소법원 판사를 비롯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연방판사 6명과 돈 월렛 텍사스주 대법관 등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임명한 주대법원 판사 5명을 차기 연방대법관 후보로 발표했다. 이들은 낙태, 환경문제에서 보수색을 강하게 표방하고 있다. 월렛은 트럼프를 영화 ‘스타워즈’의 악당 다스 베이더에 비유하는 등 평소 비판적이었기에 눈길을 끈다.

공화당 주류와 보수진영은 트럼프가 연방대법관을 합리적이고 보수적인 인사로 채우지 않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보수 성향의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숨진 뒤 보수와 진보가 4대 4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당장 스캘리아의 후임 결정이 정치권의 가장 큰 과제다. 차기 대통령은 77∼82세인 현 대법관 3명이 퇴임할 경우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트럼프의 발표는 임기 중 스캘리아의 후임을 임명키 위해 메릭 갈랜드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장을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뒤 의회 승인을 기다리는 오바마와 각을 세운다는 정치적 포석이 담겨있다. 현직 대통령과의 대결구도로 본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폭스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늘 당장 대선이 열리면 누굴 찍겠느냐’는 질문에 45%가 트럼프를, 42%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라고 답했다. 본선에서 트럼프 대세론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결과다. 트럼프는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의 지난 2일 조사에서 41%의 지지율로 39%에 그친 클린턴을 처음 앞질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