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이어 구글도 ‘VR 경쟁’ 가세… 미소짓는 삼성

입력 2016-05-20 04:02
구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라인 엠피시어터에서 개막한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 2016’에서 VR(가상현실) 플랫폼인 ‘데이드림’을 선보였다. 클레이 베이버 구글 VR 담당 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데이드림과 V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뉴시스

구글이 가상현실(VR)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VR에서 페이스북과 손잡고 있는 삼성전자로선 구글과도 협업하며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개발자 회의 ‘구글 I/O’에서 ‘데이드림(daydream)’이라는 VR 플랫폼을 공개했다. VR에 필요한 스마트폰, VR 기기, 앱스토어 등을 묶어 VR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도다. 구글은 저렴하게 VR을 체험할 수 있는 ‘카드보드’를 내놨지만 제대로 VR을 경험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소한 페이스북과 삼성전자가 함께하는 기어VR 수준으로는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데이드림을 구현하는 데 제조사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면서 가장 먼저 삼성전자를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이자, 모바일 VR에서 가장 앞서나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로선 하드웨어의 강점을 내세워 페이스북, 구글 모두에게 ‘러브콜’을 받았다는 점에서 차세대 먹거리인 VR 시장에서 운신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와 함께 만든 삼성전자 기어VR은 최근 100만 사용자를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키노트 발표 때 업체 이름을 거론하는 건 사전에 양사의 교감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구글도 파트너로 VR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차이 CEO는 삼성전자 외에도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이 데이드림을 구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VR기기를 가을쯤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날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를 대거 공개하면서 차세대 시장 주도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글은 AI 기반의 음성 비서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피차이 CEO는 “구글은 지난 10년간 이미지·동영상 검색, 번역 등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으며, 이는 AI 기반의 머신러닝 덕분이었다”고 AI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대화형 검색 서비스다. 단순히 검색 결과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식당 예약, 길찾기 등도 해준다.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스피커 ‘홈’을 공개했다. 음악 감상, 일정 관리, 쇼핑, 항공편 예약 등 음성만으로 일상생활에서 구글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스마트홈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허브 역할도 할 수 있다. 먼저 시장에 나온 아마존 에코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홈은 가을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구글은 AI 기반의 메시지 앱 ‘알로’도 공개했다.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를 분석해 적당한 답변을 찾아 자동으로 응답하는 기능이 있다.

피차이 CEO는 AI를 이용해 당뇨 합병증인 당뇨성 망막병증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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