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36주기를 맞아 고 문용동(1953∼1980) 전도사의 신앙과 순교정신을 재조명하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1980년 5월 광주의 기억’을 잊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사회봉사부와 인권위원회, 전남·광주·광주동노회는 18일 광주시 남구 제중로 호남신학대 대강당에서 ‘문용동 전도사 순교 기념예배’를 드렸다.
문 전도사는 호남신대 3학년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지하무기고 안에 있던 수만 발의 탄약과 다이너마이트의 뇌관을 제거한 뒤 계엄군의 총에 맞아 생을 마감했다. 호남신대는 2000년 2월 문 전도사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그의 일기장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이 엄청난 피의 대가는 어떻게 보상해야 하는가. 도청 앞 분수대 위의 시체 서른두 구. 남녀노소 불문 무차별 사격을 한 그네들, 아니 그들에게 무자비하고 잔악한 명령을 내린 장본인, 역사의 심판을 하나님의 심판을 받으리라.”
이날 예배에서 설교한 채영남 총회장도 문 전도사처럼 ‘심판’을 이야기했다. 채 총회장은 “광주가 겪은 아픔을 잊지 말자”며 “역사는 맷돌처럼 천천히 돌아가지만 역사를 완성하시는 하나님이 세심히 살펴 가해자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전했다.
호남신대 노영상 총장은 “역사학자 EH 카가 그의 저서에서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규정한 것처럼 문 전도사의 순교 정신을 과거가 아닌 지금 이 순간 재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배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호남신대 교정에 마련된 문 전도사 순교추모비를 찾아 헌화했다. 동문들이 2001년 세운 추모비에는 이런 성경 말씀이 새겨져 있다. ‘저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오히려 말하느니라.’(히 11:4)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예장통합, 故 문용동 전도사 순교정신 재조명
입력 2016-05-19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