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가슴’ 청와대… 새누리 내분 사태에 곤혹

입력 2016-05-19 18:11 수정 2016-05-19 19:37
새누리당의 내분사태가 계속되면서 청와대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제창 무산에 따른 야권과의 냉랭한 관계에 더해 계파 갈등에 따른 여당의 비상대책위 출범 무산 등 돌출악재까지 불거진 탓에 청와대 역시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새누리당 사태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여당 내 상황이 계속 어지럽게 돌아가고 분당 등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청와대가 직접 발을 담그는 모습으로 비치는 데 대한 우려가 깔린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19일 “별로 할 말이 없다. 지금 이 상황에서 청와대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나”고 했다. 이는 민감한 시기에 어떤 형태로든 청와대 인사들이 거론될 경우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당의 일은 당의 일”이라며 “청와대와 지금 새누리당 사태를 연계해서 보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선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비서실장 교체 등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하고 다시 일할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할 시점인데, 주위 여건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회동을 통해 20대 국회에서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모습을 보인 지 며칠 되지 않은 시점에서 혼란이 계속 불거진다는 얘기다.

다만 청와대는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계파 갈등에 따른 새누리당 비대위 출범 무산 과정에 사실상 청와대의 지시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당내 일부 시각에 대해선 부인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 간 불협화음이 계속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일단 당면한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현 상황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방문 일정을 차질없이 마치고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개혁과제 이행에 진력한다는 것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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