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국립민속박물관서 ‘이함(李涵)의 가족 이야기’ 전시

입력 2016-05-19 19:24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재령이씨 이함의 가족 이야기’ 전시는 유언을 계승해 명문가로 만든 가족들의 이야기다. 사진은 충효당 현판.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한국국학진흥원이 가정의 달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재령 이씨 이함(李涵)의 가족 이야기’ 전시를 19일부터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전시는 재령 이씨 영해파 집안의 기탁자료 130여점을 통해 선조의 가르침을 가훈으로 삼아 실천했던 가족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아들과 손자들에게 남긴 유언을 잊지 않고 대대손손 계승해 온 가족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1628년 74세의 이함은 자손들에게 “선조의 가르침을 잊지 말고 학문에 힘써야 한다. 이익과 욕심의 길로 내달리지 말고 충성과 신의를 가업으로 이어가는 데 힘쓴다면 나는 죽더라도 자손다운 자손을 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는 집 이름까지 ‘충효당’(忠孝堂)이라 짓고 자손들에게 충효를 강조했다.

그의 아들과 손자들은 모두 유언을 받들어 학문 정진과 자녀교육에 힘씀으로써 당대의 학자들로 이름을 남겼다.

재령 이씨 영해파는 고려 말 조선 초에 충절을 지키고자 경남 함안으로 내려간 이오(李午)의 후손이다. 이오는 손수 뜰에 자미화(배롱나무)를 심고 고려왕조의 멸망을 슬퍼했다.

이후 그의 증손자 이애가 영해 나라골(지금의 경북 영덕군 영해면 인량리)로 터전을 옮기고, 이애의 손자 이함이 최초로 문과에 급제함으로써 재령 이씨는 당시 영해부를 대표하는 가문이 된다.

아버지 이함의 가르침을 받은 아들과 손자들은 가계를 계승하면서 가학(家學)을 이어나갔다.

이함의 아들 시명과 손자 휘일·현일 형제는 사림(士林)의 종장(宗匠)으로 활약하는 등 퇴계학을 발전시켰다. 갈암 이현일은 숙종 때 이조판서까지 역임했다.

이함의 며느리이자 이시명의 부인 안동 장씨는 ‘음식디미방’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가 10여세에 지은 시를 남편 이시명이 쓰고 며느리 무안 박씨(이휘일 부인)가 수를 놓은 ‘전가보첩’이 7월 11일까지 특별 공개된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