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서 소설쯤으로 치부됐던 분당(分黨)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몸집이 줄어들지언정 ‘내부 총질’하는 인사들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이 확고하고, 비박(비박근혜)계도 친박 패권주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결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서다. 새누리당 비주류와 국민의당과의 연합 가능성을 비롯해 친노(친노무현)·친박·중도정당 등 3당 체제로의 개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이미 ‘정신적 분당 상태’였다. 총선 참패 후 계파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비박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기는 하다. 정두언 의원은 전날 상임전국위원회가 무산된 후 “이런 패거리 집단에 있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겠다”고 했고, 혁신위원장을 사퇴한 김용태 의원은 조만간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했다. 당에선 탈당 선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 등 여러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정의화 국회의장이 자신의 싱크탱크인 ‘새한국의 비전’을 기반으로 한 창당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의장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지역 언론과 간담회를 갖고 “올해 10월까지 정치그룹이 될지 정당이 될지, 정당이라면 어떤 형태일지 등 기존 정치지형과 무관하게 내가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고심하겠다”고 말했다. 새한국의 비전에는 새누리당 정병국 정두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 등이 창립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당 호남발 정계 개편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분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몇몇 의원들의 탈당이 아닌 분당 사태까지 가려면 이를 이끌 확고한 인물과 지역 기반,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많다. 여권의 분당이 성공한 적이 없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친박·친이가 세게 붙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분당 얘기가 분분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정병국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야말로 긴 호흡을 갖고 곪을 대로 곪은 상처를 완전히 터뜨려 새 출발해야 된다”며 “수습책은 당내에서 찾아야 하고 분당은 너무 나간 얘기”라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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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설 소설? 현실?… 비박-국민의당 연합 가능성
입력 2016-05-19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