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1조 넘었는데… 모바일 간편결제 통계는 ‘깜깜’

입력 2016-05-18 18:36 수정 2016-05-18 18:47

삼성전자가 만든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사진)가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결제 금액 1조원을 달성했다.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는 향후 주요 금융결제 수단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아직은 현황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통계 안정성을 들어 서비스 시작 1주년이 되는 올 하반기부터 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자체가 장밋빛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금융업이 아닌 수수료 사업이어서 한은은 아직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누적결제 1조원에 이르는 데 9개월이 걸렸다. 삼성전자에 한 달 앞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의 SSG페이는 회원수 180만명을 넘어섰다. 롯데와 현대도 각자 유통망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포털 사이트 업자들이 운영하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도 쏟아져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서비스 기업만 20곳 넘는 춘추전국시대”라며 “겉은 화려한 구조지만, 10만원 결제하면 몇백원 수수료를 얻는 사업모델이어서 큰 수익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업 성격보다는 카드결제를 대행하고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얻는 사업구조란 의미다.

삼성페이 9개월 누적결제 1조원 성적도 삼성의 이름값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한국 유통시장 지급결제 규모는 2014년 기준으로 연 268조원 수준이다. 신용카드 직불카드는 물론 현금결제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현금 대신 들고 다닌 신용카드인데,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넣어 폰만 들고 다니라는 게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카드사와 은행의 아성을 위협하기엔 역부족이란 이야기다. 결제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다.

전자금융 관련 통계작성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나 각종 페이 통계 작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은 금융결제국 관계자는 “여러 페이가 생겨났다 사라지는 상황이어서 1년 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집계해야 통계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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