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종적을 감춘 이씨 성(姓)의 브로커 2명 검거에 속을 태우고 있다. 두 이씨는 정 대표가 관련된 법조비리 의혹과 사업 확장 로비 규명의 열쇠를 쥔 인물들이다. 이들이 도피 생활을 이어가는 사이 검찰 외곽에서 이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는 것도 검찰로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브로커 이모(56)씨는 지난 1월부터 4개월 가까이 행방이 묘연하다. 그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서울지하철 매장 입점 로비 명목으로 9억원을 받아간 혐의로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기 직전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장을 직접 만나 식사대접을 했으며, 검찰 수사 목록에 오른 홍만표(57) 변호사와 정 대표 간 가교 역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 도피 과정에 폭력조직과 연결된 인물들의 지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북 지역에서 범서방파 계열의 지인 집에서 한동안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과거 범서방파 쪽과 연결된 흔적도 여럿 있다. 그는 범서방파 2인자였던 이모(61)씨가 회장으로 있던 L호텔 부회장 직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씨가 해외 로밍폰을 쓰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서 개통된 차명 전화기를 국내에서 사용할 거란 얘기다. 검찰은 ‘사람 검거’ 베테랑인 강력부 수사관들도 이씨 검거팀에 투입한 상태다.
최유정(46·구속) 변호사의 내연남이라고 주장했던 다른 브로커 이모(44)씨 역시 ‘잠수’ 중이다. 유사수신업체 이사 직함을 갖고 있던 이씨는 최 변호사의 100억원 부정수임의 배후로 지목돼 있다. 이씨가 수임료 수십억원을 중간에서 가로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씨는 사기와 탈세, 사문서 위조, 뇌물공여 등 10건 이상의 전과 기록이 있으며, 조세포탈로 수사를 받던 2008년에는 다른 사람 여권으로 중국에 밀항한 적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처벌 전력이 몇 번씩 있는 브로커 계열 인물들이라 작심하고 도주하면 검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은 두 이씨를 잡기 위해 경찰과 공조 체제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청으로부터 경찰도 이들을 수배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공조 검거에 나서자는 요청이 있었다”며 “검·경 모두 브로커 2명을 조속히 검거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어 상호 업무협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호일 황인호 기자 blue51@kmib.co.kr
[사회뉴스]
☞
☞
☞
☞
정운호 핵심 브로커 ‘두 李씨’ 찾아라
입력 2016-05-18 18:39 수정 2016-05-18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