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9일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하부조직에서 출발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돌연 자신들이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가 통치하는 국가가 됐다고 전 세계를 향해 선포했다.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에서 이라크 동부 디얄라까지가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때 시리아와 이라크 영토의 3분의 1을 차지한 것은 물론 900만명 넘는 인구를 거느리며 중동에서 맹위를 떨쳤다.
그런데 IS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 미군 등 국제동맹군의 압박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미국 USA투데이는 17일(현지시간) “IS가 가장 전성기일 때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장악했던 영토의 각각 45%와 20%가량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에서 작전을 이끌고 있는 미 101공수사단의 사령관인 개리 볼레스키 소장은 “IS는 대규모 군사작전을 수행할 능력을 사실상 잃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미군 등 국제동맹군의 계속되는 공습과 미군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정부군 및 러시아를 등에 업은 시리아 정부군과의 지속적인 싸움으로 세력이 급속히 약화됐다는 것이다.
이라크군은 지난해 12월 바그다드 인근 요충지 라마디를 탈환한 데 이어 지난 3월부터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북부 모술 탈환전에 돌입했다. IS가 장악했던 팔미라 고대 유적을 탈환한 러시아군은 이달 초 유적지에서 평화콘서트를 개최했다.
지난 3월 영국 군사정보 분석기관인 IHS제인은 자체 분석 결과 IS의 영토가 한창 맹위를 떨치던 2014년 말에 비해 22%나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약 40%, 시리아에서는 10∼15%가량의 영토를 잃었다고 이 단체는 분석했다.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개월 새 IS의 영토는 더 쪼그라든 셈이다.
계속되는 국제동맹군의 공세에 대응할 능력이 떨어진 IS는 비대칭적인 대응으로 테러만 남발하고 있다. 국가의 핵심요건인 ‘영토 확보’는 온데간데없고 본래 출신 성분인 테러단체로서의 면모만 남은 셈이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연쇄 폭탄테러가 잇달아 200명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IHS제인 테러·내란연구소 매튜 헨먼 소장은 “연이은 테러야말로 IS 세력이 위축됐다는 증거”라며 “이제 IS가 더는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걸 스스로도 받아들이고 적응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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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든 IS… 사라진 ‘국가 건립’ 꿈
입력 2016-05-19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