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같은 선수 본 적이 없다”

입력 2016-05-18 19:31
여자배구 국가대표 에이스 김연경이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일본 블로커 위로 강스파이크를 터뜨리고 있다. AP뉴시스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 이보다 더한 극찬이 있을까.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레프트 공격수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을 일컫는 말이다.

김연경은 18일 일본 도쿄의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리우올림픽 세계예선 4차전에서 한국의 3대 0(25-16 25-11 25-21) 완승을 이끌었다. 약체 카자흐스탄과의 경기라 3세트에서 휴식으로 7점에 그쳤지만 그가 뛴 1, 2세트는 한국이 일방적으로 압도한 경기였다.

그의 진가는 전날 밤 일본전에서 발휘됐다. 양팀 최다인 25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장담했던 홈팀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일본 언론도 “김연경을 막지 못해 졌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4년 전 런던올림픽 3, 4위전에서 일본에 패해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한국은 이번 올림픽예선전에서 멋진 설욕을 한 셈이다.

그는 한일전산고 시절부터 ‘될 성 부른 나무’로 주목을 받았었다. 동양인으로는 보기 드문 192㎝의 장신에 고공 점프를 활용한 강타가 일품이었다. 게다가 리시브와 수비에서도 리베로 못지않았다. 고교생인 그를 드래프트로 영입하기 위해 여자프로팀들이 ‘꼴찌 다툼’을 벌일 정도였다. 2005-2006 시즌 흥국생명에 입단한 그는 팀을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며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을 독차지했다. 좁게만 느껴졌던 국내무대를 떠나 2009-2010 시즌 일본 JT 마블러스로 이적한 김연경은 9위였던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정규리그 25연승을 이끈 그는 일본리그 최고 선수로 위용을 떨쳤다. 김연경은 또 다시 변신을 꾀했다. 유럽 최고 무대인 터키리그 페네르바체 유니폼을 입고 2011-2012시즌 소속팀의 정규시즌 22연승 무패 행진에 힘을 보탰다. 또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페네르바체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다섯 시즌을 터키에서 보내고 있는 그녀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주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유럽리그에서 경험한 모든 것을 대표팀에 전수하며 한국의 연승을 이끌고 있다. 1차전에서 강호 이탈리아에 패한 한국은 내리 3연승을 따내며 리우올림픽 티켓의 8부 능선을 넘어섰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4경기에 나와 82점을 올리며 득점 랭킹 선두에 올랐다.

2차전에서 한국에 패한 지오반니 귀데티(이탈리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은 “나는 20년 동안 김연경과 같은 선수를 보지 못했다. 그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극찬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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