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1100만명 노출·30만명 나쁜 영향”

입력 2016-05-18 18:19 수정 2016-05-18 21:53

우리 국민 30여만명이 ‘살인 가습기 살균제’에 ‘나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부가 공식 인정한 피해자는 현재 221명이다.

환경보건학회와 환경독성보건학회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차 환경독성포럼’을 개최했다. 가습기 살균제 조사·판정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지낸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각기 다른 3가지 역학조사의 가습기 살균제 노출 비율 등을 고려해 인구의 22%인 약 1100만명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백 교수는 “고농도 노출 가능성을 따져보면 30만명 정도가 문제가 될 만큼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며 “피해 인정 인원과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흡 외에 혈액, 태반 등을 통해 영향 받았을 가능성도 있어 노출 패턴과 경로, 제품별 독성, 기저질환을 고려해 간, 신경, 유전, 생식독성 등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사·판정위의 공동위원장인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린이 1만5000명을 포함해 국민의 30%가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것으로 봤다. 전국의 만 7세 아동 1500여명의 31.3%가 가습기 살균제를 쓴 것으로 나타난 지난해 환경보건센터 연구, 임산부 1144명 중 29%가 사용했다는 모자환경보건센터 2012년 연구 등을 바탕으로 추산한 것이다.

또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가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인정자 및 가족의 정신건강을 모니터링한 결과 우울증(43.2%), 불안장애(22.7%),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20.5%) 등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 이외 질환의 판정 기준이 마련되면 1·2차 피해 조사 신청자에게도 소급 적용하는 방안과 심리 지원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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