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오자 현판 3개, 10년간 방치

입력 2016-05-18 17:56 수정 2016-05-18 21:47
교태전에 걸려 있는 ‘보선당’(補宣堂) 현판. 궁궐지 등에는 ‘보의당’(補宜堂)으로 돼 있다.

경복궁의 여러 현판 중 보선당, 자선당, 융화당 3개 현판의 글자 자체가 조선시대 자료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국학연구원은 2006년 ‘고궁현판 학술조사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오류를 지적했으나 문화재청은 보고 받고도 10년 넘게 이를 방치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보고서는 19세기 말 제작된 경복궁 평면배치도인 ‘북궐도형(北闕圖形)’, 조선시대 문헌 ‘궁궐지(宮闕志)’ ‘일성록(日省錄)’의 내용과 대조했을 때 세 현판의 글자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교태전 남쪽 행각의 서편에 있는 보선당(補宣堂) 현판은 본래 ‘보의당(補宜堂)’이다. 보의는 ‘천지의 마땅함을 보상하다’는 뜻으로 주역의 ‘보상천지지의(補相天地之宜)’에서 따왔다. 함원전 서쪽 행각에 있는 자선당(資善堂)과 융화당(隆化堂)은 각각 자안당(資安堂)과 융화당(隆和堂)이 올바른 이름이다.

보의당과 보선당은 ‘의’자와 ‘선’자가 비슷해 헷갈린 듯하고, 자선당과 융화당은 잘못된 일제 강점기 자료를 참고해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정비 문제를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