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만나 대화하겠다”는데…

입력 2016-05-18 19:14 수정 2016-05-18 20:33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김정은과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나 그의 외교자문위원장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만나더라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확정된 방안이 아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김정은과 만나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압박을 가하겠다”며 “미국은 중국에 경제적으로 우월한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북핵 해법의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을 ‘미치광이’라고 부르고 암살까지 시사한 그가 갑자기 김정은을 대화 상대로 지목한 것은 의외다.

트럼프의 발언은 전략적 고민 끝에 나온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당장 캠프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의 인터뷰가 보도된 직후 세션스는 CNN에 출연해 “김정은을 만나 대화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트럼프의 발언을 선거용으로 받아들인다. 북한과 대화하지 않는 오바마 행정부와 차별화를 위해 나온 것이지, 한반도와 주변 정세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발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