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사진) 원내대표는 1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뒤 굳은 표정으로 국회를 빠져나갔다.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당의 단합을 내걸고 출범한 정진석호(號)가 취임 2주 만에 좌초 위기를 맞았다.
친박(친박근혜)계는 전국위 ‘보이콧’으로 비대위원과 혁신위원장 인선안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런 인선을 한 정 원내대표에게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태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가 되고 난 뒤 언행이나 인사를 봤을 때 ‘자기 정치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뢰감을 못 주는 행동들을 보여 왔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 인선 철회 기자회견을 했던 초·재선 당선인 20명 중 한명이다.
2010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6년의 공백이 있던 정 원내대표가 지도부로 당선된 데는 친박의 힘이 컸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 인선 문제로 친박과 충돌했고, 이후 비대위와 혁신위원장 인선을 혼자 결정하면서 틈이 벌어졌다. 친박은 일단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까지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다.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 인선을 일부 수정하는 것으로 봉합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의원은 “김종필(JP) 총재가 이끌던 자민련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당을 생각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처럼 큰 조직을 이끌 준비는 안 돼 있던 것 같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관련기사 보기]
☞
☞
위기의 정진석… 어떤 카드 쓸까
입력 2016-05-17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