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치적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내년 대선 출마와 관련해선 “서울 시정에 올인하겠다”며 한걸음 물러섰다.
박 시장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창을 하면 국론분열이고, 합창을 하면 국론통합이라는 논리에 국민들이 동의하겠느냐”며 “4·13총선이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국민 목소리에 귀 닫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총선 결과 국민들은 ‘협치’라는 화두를 요구한 것인데 그 협치 정신에 대한 이해가 잘 안 된 것 같다”며 “정치권, 특히 대통령 등 중요한 분들이 어떻게 하면 서로 토론하고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난 13일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 뒤로 숨지 않겠다”며 대권 도전을 시사했지만, 이날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는 “국민들이 그렇게 저를 신뢰해주시고 믿어주시고 기대해주시는 것에 대해 굉장히 감사드린다”면서도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상황이 아니다. 민생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의 민생 강조가 야권 내 다른 잠룡과의 차별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시장은 18일 광주 방문 대신 서울에서 열리는 5·18 기념식에 참석키로 했다.
박 시장은 오후 서울 종로구 무악동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여관골목’ 철거 현장을 방문해 “내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도 좋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골목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곳은 독립운동가 등 일제 강점기 서대문형무소 수감자 가족이 옥바라지를 한 곳으로 알려졌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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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협치 정신 이해 못해” 정치 행보 계속하는 박원순
입력 2016-05-17 18:26 수정 2016-05-17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