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에 빠져드는 美

입력 2016-05-18 04:00
미국 내 대표 뷰티 체인인 '세포라'는 홈페이지에 한국 화장품을 집중 소개하는 'K뷰티' 섹션을 마련했다. 세포라 홈페이지 캡쳐
미국 내 뷰티 유통 체인인 '울트라'에 한국 화장품 '토니모리' 제품이 진열돼 있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 제공
독특한 기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한국 화장품이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유통 체인들도 미국 내 매장에 ‘K뷰티’ 섹션을 만들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메이드 인 코리아’를 내세운 제품들도 생겨났다.

17일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이 미국 내 K뷰티 시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미국 내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 속도(64%·전년 대비 올 상반기 기준)가 가장 빠른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한국 화장품 수입 규모는 720만 달러(약 85억원)로 11위였다. 미국 내에선 중국 제품이 전체 수입량의 3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캐나다(18%) 이탈리아(11%) 프랑스(9%) 순이었다.

K뷰티는 아시아에서 한류 콘텐츠를 등에 업고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유독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고전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은 세계적인 브랜드들을 배출하며 전 세계 뷰티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선진 시장인 데다 다양한 인종의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아시아 뷰티 제품의 인지도는 낮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시장에서도 K뷰티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루이비통 계열사 LVMH의 뷰티 스토어인 ‘세포라(Sephora)’는 온라인 상점과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K뷰티 섹션을 나눠 한국 제품을 판매 중이다. 세포라는 북미 지역에서만 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국내 12개사 140여개 한국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라는 최근 자체 개발해 자사 점포에만 내놓는 PB 상품을 한국에서 제작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세포라 컬렉션 마스크’라는 이름의 팩 제품은 국내에서 제작한 상품이다. 한국 마스크팩 제품이 저렴함에도 제품력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세포라가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지난해 10월 한 달간 미국 전역에서 ‘K뷰티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한국 화장품을 집중 소개하기도 했다.

의류 브랜드인 ‘어반 아웃피터스’는 최근 한국 화장품 브랜드인 토니모리, 잇츠스킨, 미샤, 더페이스샵 등의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국 내 874개 매장을 보유한 ‘울트라’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9개사 128개 한국 제품을 판매 중이다. 특히 과일 모양 케이스의 립밤이나 달팽이 크림, 시트팩 등 독창적인 패키지 제품이 현지 미국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소비자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까다로운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 톤이 다양한 데다 여러 단계 제품을 나눠 바르는 것보다 다양한 기능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하나만 발라도 피부가 보정되는 BB크림이나 각질 제거, 보습 효과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필링 제품, 바르고 자면 수분이 차오르는 수면팩 등 한국 시장에서 새롭게 선보인 제품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은 “미국이나 프랑스 제품에 비해 한국 화장품이 30∼50% 저렴하지만 제품 기능은 뒤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콘셉트와 기술력의 한국 화장품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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