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선박 발주량 작년대비 71% 격감

입력 2016-05-17 19:42
올해 1분기 전 세계 신(新)조선 발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 조선 3사(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의 수주 잔고는 최근 2년 동안 18%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조선업 발주량은 232만CGT(선박 무게에 부가가치와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t)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71%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17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94.1%나 줄어 전 세계 발주량 감소폭보다 더 부진했다.

배의 가격을 나타내는 전 세계 수주액도 65억1000만 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1분기보다 62.6%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93.9% 줄어든 3억9000만 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는 “저유가 지속의 여파로 에코십 및 해양플랜트 수요가 사라지고 발주 요인을 찾기 어려운 극심한 침체 상황”이라며 “본격적으로 수주 시황이 정상화되는 것은 2018년이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도 실적이 극도로 부진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최근 조선업 위기의 의미와 교훈’ 보고서를 보면 조선 빅3의 수주 잔고는 2013년 총 1180억 달러에서 올해 1분기 964억 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이 399억 달러에서 290억 달러로 일감이 가장 많이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375억 달러에서 306억 달러로, 대우조선해양은 406억 달러에서 368억 달러로 각각 감소했다. 올해 1∼4월 수주 실적도 현대중공업이 3척의 선박을 수주했을 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수주 잔고가 급감한 것은 세계 선박 발주가 심각할 정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 1∼4월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총 3900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었다. 마지황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누적된 선박 공급 과잉에다 중국경기 침체에 따라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수요마저 부진해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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