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비 부담을 대폭 낮추려 했지만 로스쿨들의 반발로 ‘반쪽짜리’에 그치게 됐다. 등록금을 1400만∼1600만원 수준으로 강제하는 ‘등록금 상한제’나 최대 200만원에 달하는 입학금을 폐지하는 조치 등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로스쿨 11곳이 등록금 인하에 동참했지만 연세대와 고려대 등 사립대 4곳은 동참하지 않았다. 국립대는 등록금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돈 스쿨’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것 치고는 초라한 결과다.
◇로스쿨 10곳 등록금 15% 인하=교육부는 16일 “사립대 로스쿨 10곳은 등록금 15%, 1곳은 11.6%를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표 참조). 등록금 인하에 동참한 로스쿨은 평균 283만8000원(14.69%) 내렸다. 성균관대는 15%를 내려 지난해 2189만2000원에서 내년에는 1860만8000원이 된다. 328만4000원으로 인하폭이 가장 크다. 한양대는 2013만6000원→1711만6000원, 이화여대 1918만8000원→1631만원으로 인하한다. 건국대는 11.6% 인하해 1697만원→1500만원이 된다.
국립대 10곳은 2020년까지 5년간 현재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국립대는 서울대(1339만2000원)를 제외하면 모두 1000만원 안팎이어서 부담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장학금 수혜율은 30% 이상을 유지키로 했다. 로스쿨들은 등록금을 인하하고 장학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교육부 반대로 무산됐다.
◇연세·고려대는 ‘요지부동’=교육부는 “연세·고려·동아·원광대는 등록금 인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2074만2000원과 2047만6000원을 유지한다. 2000만원 넘는 곳은 두 곳뿐이다. 이들 대학은 지난해 말 사법시험 존치 논란이 불거졌을 때 로스쿨협의회가 스스로 약속했던 15% 인하 방안을 지키지 않는 셈이다. 그러나 김규완 고려대 로스쿨 원장은 “재정여건을 고려하면 6.7% 정도는 내릴 수 있었는데 교육부가 15% 인하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등록금을 낮추려면 법령에 따라 학내에서 정한 규정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시간도 주지 않고 ‘등록금 인하하지 않는 학교’로 발표했다”고 반발했다.
입학금 폐지와 등록금 상한제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 로스쿨들에 따르면 ‘입학금 폐지안’의 경우 교육부 스스로 철회했다. 교육부는 내년 로스쿨 인증 평가에서 ‘학비 경감 노력’을 점수에 반영키로 했다. 인증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정원 감축 등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사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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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로스쿨’ 등록금 안 깎는다
입력 2016-05-17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