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서 돈 빼는 투자자들

입력 2016-05-16 18:24 수정 2016-05-16 18:45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돈을 빼고 있다. 자금유출은 선진국에서 먼저 시작돼 신흥국으로 번지는 중이다.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13일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4주 동안 북미, 서유럽 등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서 약 360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유럽 주식형 펀드에서는 14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최근 5주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의 유출 규모는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가장 크다”며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면 다른 회원국도 탈퇴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확실시되면서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신흥국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건 다행스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흥국 펀드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 상장주식 매수 추이는 2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수 규모는 지난달 2조여원 순매수를 기록, 3월 4조4000억여원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김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는 글로벌 증시 전반의 불확실성과 함께 중국 A주의 MSCI 이머징지수 편입 등 변수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수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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