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의료기 수명 늘릴 태양전지 개발

입력 2016-05-16 18:14 수정 2016-05-16 18:38
쥐의 피부 밑에 삽입한 태양전지로 LED를 켜는 실험 장면.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피부 밑에 넣어 햇빛으로 전기를 만드는 태양전지가 개발됐다. 국내 연구진은 동물 피부에 삽입한 이 태양전지로 LED 조명을 켜고 심장박동조율기를 24시간 가동할 만큼 충분한 전기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이종호 교수팀은 손전등으로 얇은 피부를 비췄을 때 빛 일부가 피부를 통과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체내에 흡수된 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피부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도록 얇은 필름 형태로 태양전지를 제작했다. 이어 살아있는 쥐 피부에 태양전지를 삽입해 LED 조명을 작동했다. 또 하루 2시간 정도 햇빛을 쪼였더니 심장박동조율기를 24시간 구동할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됐다.

심장박동조율기는 맥박이 느려지는 부정맥 치료를 위해 어깨 피부 밑에 이식하는 의료기기다. 현재는 5∼6년이 지나면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재수술해야 한다.

이 교수는 “개발된 태양전지를 심장박동조율기와 결합해 체내에 삽입하면 태양만 있으면 언제든 충전 가능해 교체 주기를 25∼30년까지 늘릴 수 있다. 앞으로 인체삽입 실험 등을 거쳐 상용화하면 실시간 혈당 분석기나 질병진단센서 등 체내 삽입 의료기기를 보다 오래 쓸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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