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추모곡이자 한국의 민주화운동 전반을 대표하는 민중가요다. “사랑도 명예도…”로 시작하는 가사와 비장한 멜로디가 강렬해 민주화 시위나 집회의 단골 레퍼토리기도 했다. 1997년 5·18이 정부 기념일로 지정되면서 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역사를 담은 상징적 노래임을 인정받아 2008년까지 정부 기념식에서 제창됐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18 당시 광주에서 희생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노동현장에서 야학을 운영하다가 1979년 숨진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곡이다. 전남대 학생이던 음악인 김종률이 곡을 썼고, 소설가 황석영이 시민사회운동가 백기완의 옥중시 ‘묏비나리’의 일부를 차용해 가사를 붙였다.
이 노래가 포함된 노래극 ‘넋풀이-빛의 결혼식’은 1982년 윤씨와 박씨의 유해를 광주 망월동 공동묘지(현 국립5·18민주묘지)에 합장하면서 영혼결혼식을 거행할 때 처음 대중에 공개됐다. 이후 빠르게 퍼져나가 ‘민중의례’에 제창되는 대표 민중가요로 자리 잡았다.
보수단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해산당한 통합진보당의 민중의례에서 애국가 대신 불렸고, 북한에서 1991년 5·18을 소재로 제작한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점 등을 들어 기념곡 제창을 반대해 왔다. 노래에 등장하는 ‘임’이 김일성·김정일 일가를 의미하고 ‘새날’은 북한 주도 통일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본래 취지를 왜곡하는 ‘종북몰이’라는 비판도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 곡은 북한에서 금지곡으로 지정됐다”며 북한 체제 찬양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해 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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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백기완 詩 차용, 황석영이 가사 써… 민주화 시위·집회 단골 레퍼토리
입력 2016-05-16 17:52 수정 2016-05-16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