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5채 중 1채 전셋값, 4년 전 매매가 앞질렀다

입력 2016-05-16 18:42
대구 수성구 ‘수성2차 e편한세상’ 전용면적 84㎡의 전세 시세는 4억6500만원 선으로 4년 전 매매가격(3억3000만원)보다 1억3500만원 더 높다. 광주 북구 ‘연제1차 대주피오레’ 역시 같은 면적에서 현재 전세가격(2억1000만원)이 4년 전 매매가격(1억3750만원)을 웃돈다.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아파트 5채 중 1채는 이처럼 전세가격이 4년 전 매매가격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5대 광역시 아파트 495만8310가구를 대상으로 현재 전세가격과 4년 전 5월 매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88만9487가구(18%)의 전세가격이 4년 전 매매가격과 같거나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지방일수록 전세가격이 더 높은 경우가 많았다. 서울·수도권에서 전세가격 역전 비율은 12%였으나 5대 광역시는 이 비율이 33%까지 올라갔다.

이는 전세가격 상승률이 더욱 가팔랐기 때문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2년 5월 이후 48.59% 오른 반면 매매가격 상승률은 2.37%에 불과하다. 5대 광역시의 4년간 전세가격 상승률 역시 32.7%로 매매가격 상승률(20.78%)보다 높았다.

대구와 광주는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이 4년 전 매매가격을 웃돌았다. 대구의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은 2억1582만원으로 4년 전 매매가격 평균(1억8750만원)보다 높다. 광주 역시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은 1억4224만원으로 4년 전 매매가격(1억3886만원)을 넘어섰다.

부동산114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거나 월세로 빠르게 재편되는 임대차 시장 상황에서 전세 세입자는 저금리 대출을 활용한 내집 마련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세가격이 최근 몇 년처럼 한해 7∼10%씩 급등할 가능성은 낮아 지역 여건과 대출 상환 능력을 잘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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