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문화예술인 조명… ‘전주 백인의 자화상’ 사업 눈길

입력 2016-05-16 19:39
전북 전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인 ‘전주 백인의 자화상’ 주인공들. 강정렬, 권병렬, 김학수, 문치상, 박남재, 이일주, 유휴열, 서재균, 박민평, 고 박동화, 윤이현, 홍석영, 지성자, 최승희, 정양씨(왼쪽 위부터 ㄹ자 방향). 전주문화재단 제공

최승범·천이두·정양(이상 문학), 박민평·박남재·유휴열(미술), 강정렬·이일주(국악), 문치상(연극), 김학수(사진), 최선(무용)씨….

전북 전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기라성 같은 문화예술인의 이름이다. 이들은 2012년부터 시행된 ‘전주 백인의 자화상’의 주인공으로 뽑혀 뜨거운 삶의 족적을 기록으로 남겼다.

전주문화재단은 전주를 연고로 문화예술 진흥에 이바지한 예술인들의 예술 혼을 기리고 그들의 삶과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사업을 5년째 진행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선정된 문화예술인은 모두 31명. 첫해 전북 연극의 선구자인 박동화(본명 박덕상, 1911∼1978) 선생을 비롯해 18명이 선정된 뒤 이듬해 7명, 지난해 6명이 뽑혔다.

문화재단은 이들을 대상으로 세 차례 이상 집이나 작업실을 찾아 그의 인생을 듣고 녹음과 녹화를 했다. 또 관련 영상물 등을 수집했다. 그간 정리된 자료는 재단 홈페이지에 실었다. 2014년엔 6명의 기록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했다.

재단 측은 이들 가운데 2명씩을 초대해 ‘나의 삶, 나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콘서트를 열었다. 첫 번째로 열린 행사는 윤이현, 서재균 두 아동문학가의 콘서트였다. 노작가들의 뒤편엔 “당신이 있어 전주, 전라북도의 문화와 예술은 한층 더 푸르게 빛이 납니다”라는 글귀가 내걸렸다.

재단 측은 주로 70세 이상 원로 예술인을 선정했다.

실무를 맡은 박종진씨는 “선정된 분 중에 ‘나는 아직도 부족하다’ ‘아직 젊은 데 무슨…’이라며 한사코 사양한 예술인도 적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 가운데는 김조균(무용), 오정숙(국악), 은희진(국악) 선생 등 이미 돌아가신 분도 있었다. 하반영(미술) 선생은 지난해 1월 93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지만 소중한 기록을 남겼다.

재단 측은 올해에도 전문가와 시민들의 추천을 받아 이달 말까지 7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임환 이사장(직무대행)은 “전주는 예부터 기품 있는 문화예술인의 고장”이라며 “예인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업은 그 자체로 의미 있고 뜻깊은 사업이다. 이제는 도시가 그들을 기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