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장관을 지낸 크리스틴 라가르드(왼쪽 사진) 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한국계인 플뢰르 펠르랭(오른쪽) 전 문화부 장관 등 프랑스의 전·현직 여성 장관 17명이 “프랑스 정치권의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앞으로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AFP통신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들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정치권에 들어선 뒤 성차별에 대항해 싸워야 했다”면서 “남성은 여성의 엉덩이를 만질 권리가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성이 그런 대우를 당할 때 창녀가 된 느낌이란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스커트가 너무 긴데 더 짧게 입으라” “큰 가슴 이외 다른 매력은 뭐냐” “티팬티를 입었느냐”는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펠르랭 전 장관의 경우 한 남성 정치부 기자한테 “당신은 아름다워서 장관이 됐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들이 성명을 발표한 것은 그동안 프랑스 정치권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잇따른 문제 제기에도 ‘버릇’이 고쳐지지 않자 전·현직 장관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게다가 지난주 녹색당 소속 여성 의원과 당원들은 드니 보팽 하원 부의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상드린 루소 녹색당 대변인은 “보팽이 가슴을 만지고 키스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보팽은 부의장직을 사임하면서도 성추행 혐의는 부인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1월 미셸 샤팽 재무장관이 여기자를 성추행해 파문이 일었다. 지난해 5월에는 여성 정치부 기자 40명이 ‘내 몸에서 손을 떼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통해 정치인의 성추행 실태를 폭로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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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여성 장관 17명 “프랑스 정치권 성희롱 심각”
입력 2016-05-16 18:46 수정 2016-05-16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