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정상을 노리는 전북 현대가 16강전에서 만난 상대는 멜버른 빅토리(호주)다. 강호는 아니지만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는 팀이다. 멜버른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 팀들과 ‘사커루(호주 국가 대표팀의 애칭)’도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과거 호주 축구는 거칠고 투박했다. 체력을 앞세워 상대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피지컬적인 요소에 스피드와 세밀함을 보강했다. 그러니 경기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멜버른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를 하루 앞둔 1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렉탱큘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호주 팀은 과거에도 까다로운 상대였다”며 “최근 A리그가 활성화되며 팬들이 많아졌고, 경기력도 더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호주 선수들이 유럽에 많이 진출해 선진축구를 배워 대표팀도 강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호주에서 축구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호주에서 14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국교포 전기철(40) 씨는 “호주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스포츠 종목은 여전히 럭비”라며 “하지만 2014 시즌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축구 대표팀이 2015 아시안컵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축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요즘엔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는데, 예전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고 전했다.
호주 인구는 약 2200만명으로 한국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평균 관중은 1만2000명이 넘는다. K리그 클래식 경기당 평균 관중이 약 1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축구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호주 A리그는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K리그,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와 나란히 2개 팀(멜버른·시드니 FC)을 16강에 진출시켰다. 호주 A리그가 선전하자 언론의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디 에이지’와 ‘헤럴드 선’ 등 현지 신문들도 이날 멜버른과 전북의 경기를 예고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다. 디 에이지는 “그동안 멜버른 빅토리가 네 차례나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지만 한 번도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올해 다섯 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16강에 진출했다”며 “멜버른 빅토리 선수들이 전북 현대와의 16강 1차전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멜버른=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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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6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