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대학 졸업식 축사를 통해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학 졸업식 같은 자리에서 공개 연설로 트럼프를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뉴저지 소재 룻거스 대학의 250주년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생과 학부모 5만여명에게 “한때 좋았던 시절을 들먹이는 정치인을 경계하라”고 충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트럼프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연설 내용은 트럼프를 겨냥한 비판이 대부분이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원 유세에 나서기라도 한 것처럼 트럼프의 공약과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하게 서로 연결되어 가는데 ‘장벽’을 건설한다고 그런 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주장을 빗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아파서 병원을 가거나 비행기를 탈 때는 경험이 많은 의사나 파일럿을 찾으면서 왜 정치는 경험 없는 사람이 잘할 거라고 생각하느냐”며 “무지가 정치의 미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정치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임을 강조하면서 인기몰이를 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다.
그는 또 “이슬람을 폄하하고, 이민자를 쫓아내려는 것은 미국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과격한 극단주의자에 맞서는 미국의 협력자를 배신하는 것”이라며 “국제화 추세에 미국이 외국과 맺은 무역협정을 중단시키는 것은 옳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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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경험 많은 의사나 파일럿 찾으면서 정치 무경험자에 기대하는 건 오산”
입력 2016-05-16 18:48 수정 2016-05-16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