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70> 영화 낙수(落穗)

입력 2016-05-16 19:49
키퍼 서덜랜드와 쌍둥이 여동생

세상에는 진지하고 중요한 지식과 정보가 많지만 때로는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얘깃거리에 눈이 가고 귀가 쏠린다. 어차피 사람이 늘 진지할 수만은 없고 보면 가볍고 사소한 것들에 끌리는 수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와 관련한 잡(雜)지식과 정보들을 소개한다. 뭘 그런 걸 알 필요가 있나 싶은 것들, 그러나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재미있어 할 것들이다.

TV 시리즈 ‘24’의 잭 바워 역으로 잘 알려진 키퍼 서덜랜드는 쌍둥이 여동생이 있는데 립스틱을 바른 것만 빼면 똑같이 생겼다(사진).

마이클 잭슨은 90년대 초 마블 만화사를 인수하려 했다. 마블의 슈퍼히어로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을 영화화해 자신이 직접 주연을 맡으려는 속셈이었다. 문 워킹을 하는 스파이더맨이라….

비틀스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비틀스는 60년대에 ‘반지의 제왕’ 영화화를 시도했다. 비틀스는 스탠리 큐브릭에게 연출을 맡겨 자신들이 모두 출연하려 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현실화됐다면 피터 잭슨판에서는 CG로 처리된 골룸은 누가 맡았을까? 링고 스타?

영국 BBC방송은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 영국이 핵 공격을 받을 경우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위해 ‘사운드 오브 뮤직’을 방영할 계획을 세웠다. 영화가 밝고 따뜻해서 절망감에 빠진 국민을 위로하고 사기를 높이는 데는 최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에일리언’(1979)의 클라이맥스라 할, 존 허트의 가슴을 뚫고 에일리언이 튀어나오는 장면은 제작진이 출연자들에게 내용을 미리 알려주지 않은 채 촬영했다고 한다. 그래서 화면에 나타난 배우들의 충격과 공포에 질린 표정은 연기가 아니라 진짜라는 것.

앨런 파큘라 감독은 워싱턴포스트의 워터게이트 스캔들 특종보도를 다룬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1976)을 찍을 때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WP의 사무실을 실제와 꼭 같이 재현하려 했다. 그래서 그는 WP에서 나온 쓰레기들을 수거해 세트장 여기저기에 늘어놓았다.

김상온(프리랜서 영화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