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앙 저출산 문제, 가정을 건강하게 세워 해결한다

입력 2016-05-16 20:43
㈔함께하는가정운동본부에서 진행된 열린부부학교에서 참석자들이 조별로 구호를 외치고 있다(위). 한국가정사역협회 이사진이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다(아래 왼쪽). 경기도 광주 진새골 사랑의집에서 스리랑카인들이 ‘업그레이드 부부학교’의 세족식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가정사역협회·진새골 사랑의 집 제공
제1회 건강가정 다출산 범국민대회 포스터.
# 정모(34·여)씨에게 육아는 ‘전쟁’과 같다. 매일 아침 잠이 덜 깨 칭얼대는 아이에게 억지로 밥을 먹인 뒤 아이의 손을 잡고 친정에 간다. 정씨 어머니는 맞벌이인 딸 부부의 아이를 낮 시간 동안 돌봐준다. 정씨는 “퇴근하면 녹초가 돼 집안일을 하는 것도 벅차다”며 “아이 한 명은 있어야 해서 낳았지만 둘째는 도저히 키울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 미혼인 박모(37)씨는 결혼보다 취미생활에 관심이 더 많다. 박씨는 “직장생활에 치여 살다가 혼기를 놓쳤는데 나이가 들수록 마음 맞는 배우자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며 “독신으로 마음껏 여행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2015 한국의 사회 지표’에서 2000년 1.47명이던 출산율이 2015년 1.24명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또 ‘2015년 혼인·이혼 통계’에서 지난해 혼인이 30만2800여건으로 2014년보다 0.9%(2700여건) 줄어들어 2003년 이후 가장 적었다고 밝혔다. 평균초혼연령은 남자 32.6세, 여자 30.0세로 여자 평균초혼연령이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통계청은 만혼 현상에 대해 경기 부진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통계국은 ‘늙어가는 세계2015’ 보고서에서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며 노인 비율이 7%에서 21%까지 오르는 데 27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인구가 줄면 노동인구도 줄어 경제는 물론이고 전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 ㈔한국가정사역협회(가정협회·이사장 주수일, 회장 박희철)가 ‘저출산’이라는 국가 재앙에 맞서 범국민대회를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가정협회는 지난 30여년 동안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주력해왔다.

가정협회가 주최하는 제1회 건강가정 다출산 범국민대회는 ‘건강가정 다출산 범국민운동본부’ 주관으로 오는 17일과 19일 열린다. 슬로건은 ‘저출산에서 다출산’이다.

이번 대회는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보건복지부 등이 후원하고 있다. 협찬은 매일유업이 맡았다. 공동대회장은 5월 21일 ‘부부의 날’의 입법 입안자인 새누리당 저출산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주영 의원과 손봉호(나눔국민운동본부) 유중근(경원문화재단) 이사장이다. 자문위원은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재훈(온누리교회) 김은호(오륜교회) 목사, 준비위원장은 박성민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다. 주수일 이사장은 15일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출산율과 낮은 국민 행복지수, 높은 이혼율과 자살률을 기록한 것은 살아온 방향이 잘못됐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이 같은 현상들은 결국 가정이 무너졌기 때문에 일어난 것들”이라고 말했다. 가정을 바로 세우는 일이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워드라는 뜻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 1970년대에는 산업화와 경제성장, 90년대에는 민주화운동이 애국이었다. 주 이사장은 “오늘날 애국은 가정을 건강하게 세워 출산율을 높이고 국민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새로운 가정문화를 개발해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바로 세우고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출산 극복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지상명령과도 연결된다. 주 이사장은 “창세기 1장 28절을 보면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하셨다”며 “선교적 차원에서도 저출산 문제를 극복해야 하며 국민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노령화와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우리 문화가 바뀌고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 이사장은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면서 “가정협회에 소속된 가정사역 기관들은 행복한 가정 만들기 활동을 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한 가정문화의 가치관이 가정과 사회, 국가에 정착될 수 있도록 범국민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