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사에 큰 상처를 남긴 문화대혁명(문혁) 발발 50주년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그사이 문혁 부활을 꿈꾸는 좌파들은 꿈틀대고 있다.
1966년 5월 16일 중국 공산당은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문혁의 시작을 알리는 ‘5·16통지’를 통과시켰다. 이후 1976년 9월 9일 마오쩌둥이 사망할 때까지 10년 동안 150만∼200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공산당은 1981년 “마오쩌둥의 그릇된 좌경적 영도로 건국 이래 가장 심각한 좌절을 안겨준 사건”이라고 문혁을 규정했다.
‘공 70%, 과 30%’라는 덩샤오핑의 문혁 평가 이후 당 차원의 재평가는 없었고, 마오쩌둥의 과오를 말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마오쩌둥을 부정하는 것은 곧 중국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혁 50주년인 올해도 기념식은커녕 관영매체의 기사조차 찾기 힘들다.
◇런즈창 처벌과 홍색가요제, 환호하는 좌파들=문혁 50주년을 앞두고 공교롭게도 두 사건이 같은 날 벌어졌다. 지난 2일 시진핑 국가주석을 향한 관영 언론의 충성맹세 발언을 비판한 파워블로거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이 처벌됐다. 지난해 사석에서 마오쩌둥을 비하한 국영 CCTV 앵커 비푸젠이 정직된 사건과 함께 좌파에게 통쾌한 소식이다.
같은 날 공산당 중앙선전부 주최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홍색가요제에서 문혁 당시 마오쩌둥을 찬양한 유행가가 등장했다. 당국은 우연이라고 했지만 좌파의 조직적인 움직임마저 감지된다. 산시성 시안에서는 지난 8일 5·16통지 기념식도 열렸다.
◇제2의 문혁 재연될까=중국 좌파는 경제에서 국가 소유와 집단주의, 사상에서 민족주의를 옹호하며 문혁 부활을 꿈꾼다. 특히 개혁·개방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져 평등을 강조하는 좌파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들은 법 제정을 통해 한간(漢奸·매국노)의 처벌을 요구한다. 한간은 일제에 부역한 사람을 말했지만 지금은 공산당을 비판하는 사람까지 포함된다. 좌파는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 언론·사상 통제 강화도 지지한다. 심지어 시 주석 개인숭배 논란까지 일자 제2의 문혁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캐나다에 사는 평론가 저우러펑은 “중국에서 문혁적 사고방식은 이미 부활했다”며 “50년 전과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새로운 문혁’이 출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베이징대 장더쉐이 교수는 “개혁·개방은 중국의 위상을 높인 성공한 정책”이라며 “문혁이 일어날 경제적 정치적 공간은 중국에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文革’ 50년… 中공산당 침묵 속 좌파 꿈틀
입력 2016-05-16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