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에 ‘충청 삼각편대’ 떴다… 與 비대위원장·혁신위원장에 이어 靑 비서실장까지

입력 2016-05-15 21:43
당청에 ‘충청 삼각편대’가 떴다. 총선 참패 수습과 쇄신을 책임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혁신위원장에 이어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충청권 출신 인사가 차지한 것이다. 충청 인사의 당청 요직 장악으로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도 힘을 받는 모양새다.

15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이원종 위원장은 충북 제천 출신이다. 같은 날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용태 의원도 지역구는 서울 양천을이지만 고향은 대전이며 대전고를 졸업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는 충남 공주 출신이다. 여기에다 충남 홍성·예산이 지역구인 홍문표 의원이 사무총장 권한대행을 맡는 등 여권 내 충청권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 신임 혁신위원장은 “정 원내대표와는 개인적 친분이 있다”며 “전날 저녁 정 원내대표가 전화로 혁신위원장 제안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 신임 비서실장은 과거 자민련 소속으로 충북지사를 지내 역시 자민련 의원으로 활동한 정 원내대표와도 교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신임 비서실장과 충북 음성 출신인 반기문 사무총장은 충청모임 ‘청명회’에서 함께 활동해온 멤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신임 비서실장은 “(친분이) 두텁다고는 하는데 같은 고향인 정도”라며 “(반 총장이) 외교안보수석 할 때 부부모임으로 청와대 초청받아 식사하는 옆자리에 있었던 게 가장 최근에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임 비서실장이 반 총장과의 친분에 대해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정치권에선 당청 요직 인선을 계기로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선의 ‘캐스팅보트’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충청권이 내년에는 그 이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지사를 지낸 정우택 의원도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충청도민들이 이제는 충청도가 정치의 주축이 돼서 갔으면 좋겠다는 인식이 있다”고 언급했다.

여권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 내에서는 오래전부터 유력 대안으로 반 총장을 주시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은 지난해 이원집정부제 개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 구상에 대해 “가능성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달 말 제주와 경북 경주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