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이 다른 여자들이 온다

입력 2016-05-16 19:15
올여름 여성들의 팬츠는 통이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왼쪽부터 'H커넥트'의 스키니 진,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조거 팬츠, '씨'의 슬림 핏 와이드팬츠, '맥앤로건'의 와이드팬츠. 각 브랜드 제공

여성들의 바지통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타이츠처럼 다리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스키니 바지부터 언뜻 보면 롱스커트로 보일 만큼 통이 넓은 와이드팬츠까지 등장했다.

가장 발 빠르게 유행스타일을 선보이는 홈쇼핑이나 온라인마켓에서도 다양한 통의 바지들을 다루고 있다. 현대홈쇼핑 의류팀 범다훈 선임 MD는 16일 “요즘 레깅스부터 일자바지, 세미부츠컷, 배기바지, 와이드팬츠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인 11번가에도 다양한 통을 가진 바지들이 올라와 있다. 세미 부츠컷은 무릎부터 살짝 넓어지는 바지다. 배기바지는 엉덩이와 넙적 다리 부분은 통이 넓고 종아리는 달라붙는 디자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행을 앞서가는 ‘패션 피플’들이 주로 입었던 통 넓은 와이드팬츠가 거리패션이 되면서 바지폭에 관한 한 ‘이것이 유행’이라는 모범답안이 사라진 셈이다. 다양한 디자인이 나오는 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자신의 체형에 맞는 디자인을 잘만 고르면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범다훈 MD는 하체 통통족이라면 와이드팬츠를 눈여겨보라고 귀띔했다. 통 넓은 바지를 입으면 허리도 가늘어 보이고 무엇보다 통통한 허벅지나 종아리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엉덩이가 처졌거나 허벅지가 굵다면 허리부터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를 선택하자. 허벅지는 날씬한 편인데 종아리가 굵다면 무릎 아래부터 퍼지는 나팔바지(부츠컷)가 더 날씬해 보인다. 키가 작은 편이라면 지나치게 통이 넓은 것보다는 통이 약간 넓은 세미 와이드팬츠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와이드팬츠에는 허리선이 드러날 만큼 짧은 크롭티를 입으면 도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키가 크다면 무릎을 덮는 롱셔츠나 블라우스를 입어도 멋스럽다.

엉덩이나 골반이 크다면 배기 바지가 제격이다. 결점을 감쪽같이 가려준다. 짧은 재킷을 같이 입으면 남성적인 느낌의 정장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린넨 셔츠나 카디건 등을 입으면 부드러우면서도 여성스러운 모습이 강조된다.

개성과 활동성을 살리고 싶다면 조거 팬츠만한 게 없다. 운동복에 영향을 받은 에슬레저룩이 유행 스타일로 뜨면서 밑단이 고무줄 처리된 조거 팬츠도 인기 디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야상점퍼나 야구점퍼 같은 봄버 등 캐주얼한 겉옷은 물론 길이가 긴 재킷이나 셔츠와도 잘 어울린다.

다리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스키니 바지도 여전히 유행 디자인이다. 몸매에 자신이 있는 여성들에게는 여전히 ‘넘버원’이다. 청 스키니의 경우 올여름에는 헤진 것 같이 연출한 ‘디스트로이드 진’이 강세다. 짙은 청색이나 검정색보다는 하늘색이나 흰색에 가까운 색상이 인기다.

통은 춘추전국 시대지만 길이는 통일됐다. 베스띠벨리의 김지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바지의 통은 다양해졌지만 길이는 대체로 발목이 드러날 만큼 짧아졌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바닥을 쓸 정도로 긴 길이의 통바지가 유행했지만 요즘에는 발목 길이가 대부분이다. 스키니 바지는 물론 일자바지나 세미 통바지도 복사뼈를 덮지 않는 길이가 대세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