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15일 청와대 참모진 전격 교체는 분위기 쇄신과 함께 남은 임기 동안 경제정책 등 국정 현안을 더욱 힘 있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친박근혜) 경제 전문가들을 청와대 핵심 포스트에 포진시켜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미다.
지난 13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와의 회동 이틀 만에 청와대 개편 시점을 잡은 것도 4·13총선 이후 침체된 국정을 일신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총선 이후 한 달 만이자 수석 한 명만 교체하는 이른바 ‘원포인트 인사’를 제외하면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이원종 체제로 안정적 관리=박 대통령의 이원종 비서실장 발탁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많은 공직 경험으로 이른바 ‘행정의 달인’으로 불려온 이 실장은 대통령 보좌 및 청와대 업무를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는데 있어 적임자라는 평가 속에 박 대통령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제기된 변화와 쇄신 요구에 상징적으로 화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말 임명된 이병기 비서실장은 4·13총선 이후 사의를 표명했으나 박 대통령이 사표 수리를 미뤄왔다.
이원종 신임 비서실장은 박근혜정부의 4대(代) 실장이다. 초대 허태열(경남 고성), 2대 김기춘(경남 거제), 3대 이병기(서울) 비서실장에 이은 첫 충청권 출신 인사이기도 하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충북 출신 인사 발탁은 ‘충청 민심’ 확보 차원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꾸준히 차기 대선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충북 출신이다.
◇경제 현안, 구조개혁 드라이브=청와대 비서실장 발탁이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경제수석 교체는 경제 현안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특히 비서실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정책조정수석과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경제수석 등 주요 자리에 안종범 수석, 강석훈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강력한 친정(親政)체제로 경제 현안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2014년 6월 경제수석으로 청와대에 합류한 안 수석은 이번에 경제 등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청와대 선임 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안 수석의 추진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도 안 정책조정수석 임명을 소개하면서 “후반기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 수석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근혜정부의 경제팀 ‘투톱’ 역할을 맡게 됐다.
◇개각으로 이어질까=박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조만간 개각으로 이어질 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최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국면 전환용 개각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급한 현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장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1년9개월 임기가 남은 만큼 박 대통령이 시차를 두고서라도 개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최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건의한 정무장관직 신설이 이뤄질 경우 이와 맞물린 개각도 생각해볼 수 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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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참모진 개편 의미는… 후반기 ‘안정’ 우선, 친박으로 ‘경제 지휘’
입력 2016-05-15 18:21 수정 2016-05-15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