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가정의 달’을 맞아 충남 논산경찰서 연무지구대 곽성민(33) 순경을 비롯한 경찰관 15명과 일반직 2명, 의경 5명 등 22명에게 경찰청장 장려상을 수여했다고 15일 밝혔다.
곽 순경은 대학생이던 10년 전 B형 간염이 있던 어머니가 간경화에서 간암 2기로 진행돼 위독해지자 자기 간을 이식했다. 당시 어머니와 간 조직이 일치하는 가족은 1남3녀 중 막내인 자신과 큰누나뿐이었다. 어머니가 미혼인 딸에게 흠이 될까 봐 받기를 꺼리자 곽 순경이 주저 없이 나섰다고 한다. 그 뒤 곽 순경은 집인 전북 전주에서 서울의 병원까지 매달 어머니를 모시고 통원 치료를 받았다. 어머니는 취업 전인 아들이 자신에게 간을 떼어줘 건강에 문제라도 생길까봐 염려했다고 한다. 곽 순경은 2014년 경찰공무원시험에 합격해 그런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현재는 1년째 논산에 근무하면서도 어머니 간병을 위해 분가하지 않고 매일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하고 있다.
함께 장려상 수상자로 선정된 전북 임실경찰서 정승현(46) 경사는 20년 가까이 거동이 불편한 부모의 병수발을 도맡고 있다. 정 경사의 아버지(85)는 아들이 순경으로 경찰에 발을 디딘 지 1년여 만인 1998년 11월 혈관이 썩어 들어가는 ‘버거씨병’으로 오른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다. 어머니(84)씨는 남편이 다리를 잃은 지 6년 만인 2004년 11월 중풍으로 쓰러져 1년간 병원을 옮겨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8남매 중 일곱째인 정 경사는 세 아들을 키우는 가장 노릇을 하면서도 퇴근 이후와 휴무일엔 부모의 식사와 위생을 챙기고 있다.
2014년 12월 전북경찰청 제2308의무경찰대에 배치된 김도언(23) 수경은 복무 중인 지난해 9월 아버지가 당뇨합병증으로 만성 신부전증을 앓게 되자 자신의 왼쪽 신장을 이식하기로 결심했다. 그해 말부터 3차례 장기 적합검사를 받고 지난 2월 29일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김 수경이 복무 중인 부대 관계자는 “각박해져버린 현대사회의 가족 관계에서 아무리 부자지간이라고 할지라도 본인의 한쪽 신장을 아버지에게 내준다는 건 힘든 일”이라며 그의 효심을 강조했다. 취사대원인 김 수경은 아직 다른 신장의 크기가 왼쪽 신장을 대신할 만큼 커지지 않아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상자들의 사연은 진정한 효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평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부모에 신장·간 이식 ‘효행 경찰관들’… 경찰청, 가정의 달 맞아 경관·의경 등 22명에 장려상
입력 2016-05-15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