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여성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어떻게 행동했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습관적인 성희롱을 고발했다. NYT는 지난 6주간 직장이나 파티에서 트럼프를 만났던 여성 10여명과 주변인 등 50여명을 만나 그가 지난 40년간 여성을 어떻게 대했는지 취재했다. 이들은 “트럼프가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로맨틱한 관계를 강압하거나 외모를 품평했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게 하는 등 성희롱 발언과 행동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모델 출신 로완 브루어 레인은 1990년 트럼프의 플로리다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가 집을 구경시켜주다가 비키니 수영복으로 갈아입으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레인은 “그가 수영복을 입은 내 모습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고 사람들 앞으로 데리고 가 ‘정말 끝내주는 트럼프의 여자’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인수해 각종 미인대회를 열었던 트럼프가 참가자들에게 성추행과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기습 키스를 하거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채 줄지어 서 있게 했다. ‘누가 더 뜨거운지’ 묻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와 함께 일했던 고위직 여성들은 경멸적인 애칭을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예를 들어 뉴욕시 부시장을 지낸 알레어 타운젠드는 “연인 사이에서나 쓰는 ‘자기(Hon, Dear)’라는 호칭으로 나를 불렀다”며 “반복적으로 부르면서 나를 위축시키려 했다”고 털어놨다. NYT는 “여성들로부터 사례가 끊임없이 쏟아졌다”며 “트럼프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었겠지만 여성들은 잊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은 트럼프의 납세 문제를 저격했다. 1분9초짜리 동영상을 통해 “출마한다면 반드시 납세내역을 공개하겠다”던 트럼프의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트럼프는 최근 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핑계를 대며 오는 11월 본선 전 자신의 납세 내역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납세내역 공개는 대통령 후보의 의무는 아니지만 지난 40년 가까이 관례로 이어졌기 때문에 비난여론이 확산됐다. 트럼프는 비난이 쏟아지자 회계감사를 마치면 공개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트럼프의 세금 문제는 경선 초반부터 나온 이슈다. 경선을 포기한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마피아 연루 의혹까지 제기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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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6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