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력 추가감축·일부 독 가동중단 예상

입력 2016-05-15 18:35

대우조선해양이 이달 말까지 추가 자구계획을 내놓기로 하는 등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가뭄이 지속되는 데다 추가 자구계획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고강도 자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 3사의 경우 실적이 악화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종속법인의 부채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외부 회계법인의 경영 상황별 스트레스테스트가 끝나는 이달 말쯤 추가 자구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트레스테스트는 위기 상황을 가정해 기업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상황별로 인력, 임금, 설비, 생산성 등 전반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달 정부의 조선 산업 구조조정 방안 발표 당시 대우조선해양에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해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추가 자구안에는 인력 추가 감소 및 조직 개편과 임금체계 개편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현대중공업이 수주 가뭄에 대비해 일부 독(Dock·선박건조대)에 대한 가동 중단 방침을 밝힘에 따라 이와 비슷한 독 운영 효율화 방안도 담길 가능성이 높다. 자산의 경우 본사 사옥, 마곡지구 부지 매각 방안 등이 진행 중이어서 추가로 내놓을 자산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선박 제조 설비 등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말 채권단의 자금 지원 계획이 발표된 이후 임금동결, 인력감축, 자산 매각 등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비핵심 자산 전량 매각으로 7500억원을 조달하고, 1만3000명인 인력 규모도 1만명 선으로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수주 가뭄이 갈수록 악화되고, 지난해에만 4조2000억원의 공적자금 투입 결정에 따른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6개월여 만에 추가 자구계획을 내놔야 하는 처지가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목표로 매출 13조7000억원, 수주 108억 달러를 정했지만 자회사에서 수주해 이전받은 2척을 제외하면 수주 실적이 ‘0’이다. 1분기 실적 역시 2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흑자 목표가 출발부터 흔들리게 된 셈이다.

조선업계 부실이 심화되면서 조선사의 해외 종속법인의 부실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이 조선 빅3의 해외 종속법인 34곳에 대한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해당 법인의 부채 규모는 5조3584억원으로 2010년보다 28.7% 증가했다. 3개사의 이들 법인 부채 비율도 평균 548.9%로 2010년 266.1%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이 기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해외 종속법인 부채가 각각 8321억원과 6586억원 늘었다. 이들 법인의 당기순이익도 2010년 487억원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7330억원 적자로 나빠졌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