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이어 강정호까지… 코리안 빅리거 빈볼 주의보

입력 2016-05-15 19:26
강정호가 15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컵스 선발투수 제이크 아리에타의 148㎞짜리 싱커에 등을 강타당하고 있다. AP뉴시스

실투일까. 위협구일까.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강속구를 몸에 맞았다. 15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서다. 강정호의 몸으로 공을 던진 투수는 컵스의 선발투수 제이크 아리에타(30)다.

아리에타는 강정호의 타석인 4회초 1사 2루 때 초구로 폭투를 뿌렸다. 피츠버그의 2루 주자 프란치스코 서벨리(30)는 3루로 진루했다. 아리에타는 2구째 시속 148㎞짜리 싱커를 강정호의 몸쪽 깊숙이 던졌다. 강정호는 몸을 돌렸지만 공을 피할 수 없었다. 공은 강정호의 등을 타격했다.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공이 날아든 곳은 얼굴에 가까운 쪽이었다. 투수가 타자의 몸을 노려 던지는 위협구, 즉 빈볼(Bean ball)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강정호는 다소 화난 표정으로 출루했다.

논란이 불거졌다. 두 팀 감독은 장외 설전을 벌였다. 더욱이 컵스는 지난해 9월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깊은 태클로 수비 중이었던 강정호에게 왼쪽 무릎 인대 부상을 입혔던 악연의 팀이다.

피츠버그의 클린트 허들(59) 감독은 빈볼과 관련한 질문을 건넨 기자들에게 “여러분이 판단해 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컵스의 조 매든(62) 감독은 “지난해 논란이 있었던 선수를 왜 고의적으로 맞혔겠는가”라고 했다.

경기는 피츠버그의 2대 8 패배로 끝났다. 강정호는 사구와 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했지만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위협구는 연일 홈런과 안타로 승승장구하는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올 시즌 극복해야 할 벽이다. 몸을 향해 던진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는 고의성을 입증할 길은 없다. 타격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타자를 위축시킬 목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 의도는 오직 배터리만 알 수 있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지난 7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US 셀룰러 필드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투수 네이트 존스(30)의 시속 154㎞짜리 강속구를 몸에 맞았다. 쓰러진 박병호를 보면서 웃는 존스의 표정이 카메라에 잡혔다.

메이저리그 개막 한 달을 막 넘겼던 당시까지 7개, 지금까지 9개의 홈런을 때린 ‘루키’ 박병호를 길들일 목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될 정도였다. 화이트삭스는 다음 날 박병호를 확실하게 쓰러뜨렸다. 선발투수 크리스 세일(27)은 시속 132㎞짜리 슬라이더를 박병호의 무릎으로 던져 타박상을 입혔다.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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