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사이에서 각종 문화공간을 마련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고, 매출과 기업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스튜디오 에잇(Studio 8)’이라는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 공간을 열었다. 스튜디오 에잇은 ‘반복적인 일상에 특별함과 에너지를 더해주는 패션 철학을 담은 공간’이 콘셉트다.
첫 번째 전시는 ‘도詩(시)남녀’라는 타이틀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시인 하상욱과 ‘서울 스냅’ 저자 김규형 작가가 참여했다. 에잇세컨즈가 내놓은 리넨(물빨래 가능하고 구김이 덜 가는 의류) 상품과 봉제선이 없는 ‘니티’(니트와 티셔츠의 장점을 모은 상품)의 특성을 토대로 하상욱의 시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김 작가는 이들 상품의 컬러와 소재에서 영감을 얻어 서울 시내 8개 거리에서 찍은 화보를 선보였다. 에잇세컨즈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는 물론 아티스트 공연, 스타일링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스튜디오 에잇을 활용할 계획이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동서식품은 자사 커피 브랜드인 ‘맥심 모카골드’를 활용한 팝업 북카페 ‘모카책방’을 열었다. 이곳을 찾은 방문자는 누구나 무료로 맥심 모카골드를 맛보며 시, 소설, 수필, 자기계발서 등 책장에 비치된 7000권의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커피 향기와 어울리는 ‘책방’ 공간을 제공해 커피를 마실 때 느끼는 여유와 행복을 전한다는 콘셉트다. 문화공간을 통해 브랜드 홍보뿐 아니라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전략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점들은 체험형 공간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1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홈플러스 서수원점에 풋살 전문구장인 ‘HM 풋살파크’를 개장했다. 면적 2910㎡ 규모의 공간에 길이 42m, 너비 22m의 국제규격 실외구장 2개를 만들어 유소년 축구 및 생활체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홈플러스 측은 풋살 클럽 회원과 가족들의 방문으로 홈플러스 서수원점에만 연간 누적 고객 기준 3만6000명이 신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매장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는 지난 3월 3일 ‘센텀시티몰’을 새롭게 열면서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선보였다. 아이스링크, 영화관, 아쿠아랜드, 골프레인지, 키자니아 등 체험형 문화공간이 들어섰다. 전체 영업면적(13만1901㎡)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판매 공간의 상당 부분을 문화 체험 공간으로 할애해 부산 지역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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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고객들과 만난다… 패션·식품·유통 업체들 자연스럽게 브랜드 알리기
입력 2016-05-16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