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날두(메시·호날두) 천하’는 끝났다. 이제 루이스 수아레스(29·FC 바르셀로나)의 시대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가 7년 만에 피치치 트로피의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수아레스는 15일 스페인 그라나다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에서 열린 2015-2016 프리메라리가 최종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리오넬 메시(29), 네이마르(24)와 3각 편대를 이룬 바르셀로나의 최전방에서 그라나다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려 3대 0 완승을 이끌었다.
그렇게 득점왕을 확정했다. 수아레스는 올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40골 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도움에서는 메시와 함께 공동 1위다. 공격 부문 주요 타이틀을 모두 석권했다.
득점왕 경쟁에서 마지막까지 수아레스의 뒤를 바짝 추격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는 2위에 머물렀다. 호날두는 36경기에서 35골 11어시스트를 작성했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이 많았던 메시는 득점 3위로 밀렸다. 최종 기록은 33경기 26골 16어시스트다.
수아레스는 프리메라리가 입성 두 시즌 만에 피치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피치치는 1910년대 아틀레틱 빌바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라파엘 모레노의 별명이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가 1929년부터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에게 수여하는 트로피의 이름이다. 프리메라리가 공격수에겐 가장 큰 영예다.
지난 6시즌 동안 트로피의 주인은 메시와 호날두였다. 두 선수가 사이좋게 3차례씩 트로피를 양분했다. 2008-2009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31골을 넣고 득점왕에 올랐던 디에고 포를란(37·페냐롤) 이후 7시즌 만에 트로피의 새로운 주인이 나타난 것이다.
수아레스는 잉글랜드 리버풀 소속이었던 2013-2014 시즌 31골을 넣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불과 3년 사이에 빅 리그 2곳을 정복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32·유벤투스)의 어깨를 물어 ‘핵이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온갖 기행을 일삼았던 악동은 이제 메시와 호날두의 2파전을 깨뜨린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수아레스는 구단 방송사인 바르샤 TV와의 인터뷰에서 “득점왕은 동료들 덕이다. 이들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이들은 나에게 좋은 패스를 넘겼다. 나는 그저 공간을 찾아 골을 넣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최종 전적 29승4무5패(승점 91)로 우승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연패, 팀 통산 24번째 우승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최종 전적 28승6무4패(승점 90)로, 바르셀로나에 승점 1점차로 밀려 준우승했다. 호날두는 바르셀로나가 그라나다에 패할 경우 극적인 역전우승을 일굴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같은 시간 라코누냐 리아조르 경기장에서 데포르티보를 상대로 멀티 골을 넣었지만 기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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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6 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