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일대에는 한류 드라마 촬영지가 많다. 김래원·남상미 주연의 ‘식객’(2008) 주무대였던 평창 정강원, 송중기·송혜교 주연 ‘태양의 후예’(2016) 촬영지인 정선 삼탄아트마인, 10월 방송 예정인 이영애·송승헌 주연의 ‘사임당 더 허스토리’를 촬영한 강릉 선교장이 대표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위원회는 이곳을 평창올림픽과 연계한 한류 관광코스로 적극 활용키로 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촬영장에는 아직도 훈훈하면서도 애틋한 여운이 남아 있었다.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KBS 2 ‘태양의 후예’(2월 24일∼4월 14일)가 종영된 지 한 달째인 13일 주요 장면의 촬영지였던 삼탄아트마인을 찾았다. 주말을 앞두고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이곳에서는 ‘태후’의 극중 지진이 일어났을 때 송중기가 송혜교의 신발 끈을 묶어주는 장면, 송혜교가 테러범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장면, 다친 송혜교를 송중기가 부축해주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세트를 따로 짓지 않고 촬영한 장면들은 그대로 전시물이 됐다. 송중기가 입었던 군복과 막사 침대가 전시되고 곳곳에는 드라마 영상물이 상영됐다.
1964년부터 2001년까지 석탄을 캐는 탄광이었던 이곳은 폐광 이후 광부에 대한 각종 기록과 그림·조각 등 예술품을 전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평일 하루 관람객이 30명 정도였으나 ‘태후’ 방영 이후 5배가량 늘어났다. 손화순 삼탄아트마인 대표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 관광객들의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SBS ‘식객’의 촬영지인 정강원은 국내 최초의 전통음식문화체험관으로 장독대에 늘어선 3000여개의 옹기가 눈길을 끈다. 갖가지 음식 전시관, 조리 체험실, 발효실, 한옥 숙소 등 다양한 시설로 관광객들을 손짓하고 있다. SBS ‘사임당 허 스토리’의 사전 제작 촬영지로 잘 알려진 선교장은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 11대손이 집을 지은 후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한옥이다. 이강백 관장은 “이영애와 송승헌이 이곳에서 드라마를 찍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고 밝혔다.
드라마 촬영장 투어와 더불어 강릉에 있는 평창올림픽 홍보체험관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올림픽 유치 과정의 자료와 경기장 시설 건립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종목별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입체조형물 전시, 스키점프를 실감나게 관람할 수 있는 4D체험관 등이 마련됐다.
외국 관광객들이 한류 투어 관광지를 편하고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버스여행 상품인 ‘K트래블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 강원, 전남, 경북,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 한국관광공사 선정 올해의 관광도시(무주, 통영, 제천) 등 6개 노선으로 1박2일에 15만원(숙식 포함) 정도다. 입국한 외국인에게 ‘미리 알면 도움이 되는 한국여행 팁’ 전단지도 제작·배부할 계획이다.
평창=글·사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썰렁했던 폐광지역 드라마 한류 랜드마크로 떴다
입력 2016-05-15 19:57